[광명지역신문=이서진 기자] 전라남도 강진과 해남에 걸쳐 앉은 주작산은 호남정맥이 남동쪽으로 가지를 친 땅끝기맥상에 자리해 있다. 붉은 봉황이 날개를 펼치고 있는 형상을 한 주작산은 낮지만 웅장한 모습을 지녔다. 덕룡산까지 이어지는 12km의 기암은 설악산의 용아장성, 공룡능선 못지않은 예리함을 뽐낸다. 두 다리로 오르기도 힘든 산을 산악자전거로 넘는 패기 넘치는 이들인 자전거 탐험가 황인범 씨와 아마추어 산악자전거 선수 데릭 란 씨가 타오르는 회색빛 암릉과 눈부신 파란 바다 풍경을 담은 주작산으로 향한다.

사내방조제 길을 따라 자전거로 달리며 시작하는 여행. 사내호를 따라 놓인 사내방조제는 길이 약 3,260m로 강진군 신전면 사초리와 해남군 북일면 내동리를 잇고 있다. 쭉 뻗은 도로를 따라 시원하게 주행을 하는 일행의 눈앞으로 남해 바다와 두륜산을 병풍 삼은 사내호의 풍경이 그림 같이 펼쳐진다.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니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이제 작천소령에서 주작산 자연휴양림까지 자전거 라이딩을 이어나간다. 임도를 따라 작천소령으로 가는 길은 비교적 평탄하다. 바람을 맞으며 푸른 초원을 두 바퀴로 오르니 더욱 상쾌하게 느껴진다. 이윽고 나타나는 암봉에 자전거에서 내려 들쳐 메고 오른다. 아찔한 바위들에 조심조심 올라서니 사방이 트이고 전망에 막힘이 없다. 일행은 주작산 자연휴양림으로 이동해 캠핑으로 고된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튿날 오소재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주작산 산행에 이른다. 암릉지대부터 덕룡산, 남주작산까지 긴 바위 능선이 보이며 설렘을 준다. 계속되는 암릉 구간은 전날 온 비에 젖어 더욱 쉽지 않다. 팔, 다리로 산과 살을 맞대며 오르면 지나온 능선 뒤로 두륜산과 완도의 상왕봉이 멀리 보인다. 한쪽으로는 푸른 남해가, 다른 쪽으로는 각양각색의 바위를 품은 산이 아름다운 조망을 자랑한다. 골라 보는 수려한 절경에 두 눈이 즐겁다. 

계속되는 오락가락한 날씨와 함께 예상과 달리 쉽지 않은 바윗길이 이어진다. 로프를 잡고 온몸으로 암릉을 타며 수풀이 우거진 가파른 길을 오르는 것을 반복하니 드디어 이번 여정의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선다. 운무가 껴 물기를 머금은 촉촉한 주작산 아래로 멋진 비경이 물결친다. 강인하고 다부진 주작의 기운이 서려 있는 주작산을 ‘영상앨범 산’에서 함께 만나본다.  

KBS 2TV ‘영상앨범 산’은 5일 오전 7시 40분에 방송된다.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