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무시한 비현실적 정책에 혼란 가중...수급 균형 대책 시급

***주민호 광명지역신문 편집위원은 한양대학교 부동산학 박사로 현재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더불어민주당 광명을 부동산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부동산 전문가이며, 법무부범죄예방위원 광명지구협의회장, 민주평통 광명시협의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광명지역신문=주민호 본지 편집위원> 필자는 공인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니다. 특별한 이념이나 이론을 따르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시민, 국민과 같은 그저 비판적 진보주의자 또는 합리적 보수주의자에 불과하다.

진보에 한표를 지지했다고 해서 무조건 박수를 보내고, 보수를 근거없이 지탄하는 모습은 단세포적인 행위일 수 밖에 없다. 또한 보수에 한표를 지지했다고 해서 현 정부의 정책에 무조건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 역시 무세포적인 행위일 수 밖에 없다. 그런 집착의 모습은 "내 선택은 옳았다"는 자위적인 또는 작위적인 정체적 모순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유연해졌으면 좋겠다.

과연 진보를 자칭하는 그분네들은 그들 스스로 정립했던 진보라는 울타리 안에서 떳떳할 수 있겠는가? 그분네들이 세워놓은 비현실적인 허들에 그들 스스로 넘어지고 있다. 보수를 자칭하는 그분네들은 그저 상대적 위치에 불과한 지위만이라도 유지하고자 안주하는, 매우 소극적인 모습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허들조차 보이지 않는다.

지난 4년 동안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보고서도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모습이 이제는 그저 진부한 그분네들 만의 타령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논제없는 칼럼의 기고 의뢰를 받으며 매우 민감한 시기에 어떠한 내용과 방향으로 글을 써야 할까 고민이 있었으나 부동산개발사업을 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대학원에서 학생들과 수업을 하는 학자의 위치에서 간혹은 제3인칭 화법으로 부동산의 정책적인 측면을 진단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서 주택의 의미는 삶의 기본적 환경인 의.식.주의 수준을 넘어 개인의 재산적, 경제적 가치는 물론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하는 매우 포괄적인 의미로 인식되어 있다. 이는 197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발전에 따라 평범한 토지가 해당지역이 도시화, 도심화 되면서 발생한 가치상승의 과정에서 이제는 온 국민이 부동산에 대한 기대와 결과가 학습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 정부는 2017년 5월 10일 출범한 이후 '6.19 부동산 대책'을 시작으로 최근 '5.31 대책'까지 29번의 정책을 발표하였으나 초기의 목적과 다르게 매매, 전세, 월세 등의 거래가격이 급등해 시장 안정화보다는 주택가격이 더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자료에 의하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비 2021년 5월 현재 기준 전국의 주택매매가격(중위 기준)은 40.8% 상승했으며, 그 중 아파트는 45.3%, 연립.다세대는 20.3%, 단독주택은 36.1% 올랐다. 지역별로는 서울 54.5%, 인천 44.8%, 경기 44.1%, 5대 광역시 33.4%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 가격도 전국 평균 각각 26.5%, 16.6% 상승했다.

이 시기에 정책을 믿고 재산을 증식하지 못한 자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장래에 대한 불안이 있을 수 밖에 없고, 반면 재산의 상승은 실질적인 이익이 동반되어야 하나 소유자 역시 심리적 재산가치만 상승하면서 결국 허탈감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겠다며 지역규제, 세금규제, 대출 규제 등 수요억제정책을 수차례 발표했지만 역효과가 나타났고, 뒤늦게 수도권을 중심으로 제3기 신도시와 청년, 신혼부부 임대주택 등 공급확대정책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공급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이미 급격히 오른 집값을 되돌리기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과의 검토없이, 실무자들과의 조율없이, 국민을 이해시킬 당위성 조차 없이 비현실적인 정책을 쏟아내기만 했던 모습은 '초조함의 표현'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부동산 정책은 정부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부동산시장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경기부양책을 통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규제를 통해서 부동산시장의 안정화를 꾀하게 되는데 그 전제는 수요와 공급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존립이다. 

수요,공급에 의한 시장경제는 자본주의에서 배척될 수 없는 기본원칙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으면 가격은 하락한다. 공급량에 비해 수요가 많으면 당연히 가격은 상승한다. 경제학이나 시장논리를 따질 필요도 없는 간단한 산술적 이치다.

그렇다면 이에 근거하여 공급량과 수요욕구를 적절히 조절하여 수급의 균형을 꾀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입안자의 역할일 것이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고민과 대책 마련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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