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인들, “광명시체육회 알고도 모른 척...곪을 대로 곪았다” 분통

[광명지역신문=장성윤 기자] 광명시체육회(회장 유상기)가 37개 종목별 체육단체 회장 선거를 앞두고 일부 단체들의 대의원 명단 허위 의혹이 제기돼 몸살을 앓고 있다. 체육회가 산하 단체의 실태를 전수 조사해 대대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광명시체육회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광명시체육회 규정에 의하면 종목별 단체 회장은 각 단체의 대의원들이 선출하고, 대의원은 클럽이나 동호회 회장이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가짜 의혹이 사실이라면 애당초 선거인단 자체에 하자가 있는 부정선거인 셈이다. 광명시체육회에 따르면 36개 단체 선거일은 오는 1월 18일, 1개 단체는 12월 30일이다.

또한 광명시체육회의 정회원단체는 10개 이상의 클럽이나 동호회가 가입되어 있고, 100명 이상의 회원이 있어야 한다, 일부 단체가 가짜 명단을 동원해 정회원단체를 유지했다면 매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광명시 보조금을 부당 수령한 것으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체육인들은 광명시체육회의 관리감독 부실책임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광명시민이 아닌 외지인들이 자기 말 잘 듣는 지인을 대의원으로 정해 단체를 좌지우지하고 보조금을 챙기는데, 그들만의 잔치에 광명시 세금이 쓰이는 게 아깝다”며 “광명시체육회가 그동안 단체들의 잘못을 강력하게 제재하지 못했고, 알고도 모른 척하면서 체육계는 곪을 대로 곪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광명시체육회는 종목별 단체 실태를 전수조사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광명시체육회는 “대의원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을 단체에서 임의로 정할 가능성이 크고, 특정인의 지인들로 대의원이 구성되면 외부인이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봉쇄될 수 있다. 의심되는 정황도 있어 더 알아보고 있다”며 “관행을 바꾸려고 했지만 일부 단체 반발이 많아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광명시체육회는 “이번 선거는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스포츠공정위원회가 8년 이상 연임한 13개 단체장의 후보 적격심사를 하고, 대의원 구성 등과 관련해 광명시에 민원이 제기된 모 협회의 대의원 자격 여부는 다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해당 협회는 “기존 회장이 단독 후보로 등록해 선거없이 당선되고, 대의원은 이미 체육회에서 승인해 준 것”이라며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광명시 체육진흥과는 “정회원단체로 인준됐어도 시간이 흐르면서 운영이 부실하게 된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체육회에서 자체적으로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며 “구체적인 문제를 파악해 해결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