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의회와 정치의 품격

[광명지역신문=장성윤 편집국장] 최근 박성민 광명시의장이 평소 친분이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대표를 찾아가 광명 지역현안과 애로사항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했답니다. 박승원 광명시장과 이형덕 시의원도 함께 했습니다.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대표를 만나 지역현안을 논으하고 있는 박승원 광명시장, 박성민 시의장, 이형덕 시의원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대표를 만나 지역현안을 논으하고 있는 박승원 광명시장, 박성민 시의장, 이형덕 시의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힘의 논리로 돌아가는 정치판에서 광명처럼 작은 지방정부의 경쟁력은 지역정치인의 정무적 능력에 따라 상당부분 좌우됩니다. 그런 능력이 돼야 정책과 예산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광명시장과 의장이 힘 있는 집권여당의 당대표에게 지역 현황을 알리고 자문도 구했다면 광명시 입장에선 참으로 좋은 기회 아닐런지요.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런 자리가 돌연 광명시의회에서는 감정싸움의 빌미가 된 모양입니다. 지난 21일 4선인 조미수 광명시의원이 본회의장에서 5분 자유발언에 나섭니다. 요지는 이겁니다. 민주당 의총 결과를 뒤집고 당선돼 제명 당한 무소속 의장이 민주당 이낙연 당대표를 만나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려 지역정치를 혼동시키는 경거망동을 했다고 품격을 운운합니다. 이낙연 대표를 욕보이지 말라고 호통도 칩니다.

뭐 민주당 당원 입장에서 그런 감정이라면 어쩔 수 없고, 시의원이 의회에서 말을 하겠다니 그의 자유지만, 광명시의원이 아닌 민주당원의 감정에 치우친 것 같은 그의 발언이 과연 시의원으로서 적절했냐에 대해선 솔직히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조 의원의 주장이라면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민주당 당원이 아니면 만나면 안 되고, 사진을 찍어 올리면 큰일이라도 나는 셈이지요.

지역을 위해 일하는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지역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힘있는 집권여당에 도움을 청하는 것은 기회가 된다면 민주당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도, 무소속도 해야 할 일입니다. 오히려 그러지 않으면 욕먹을 일입니다. 그러라고 표를 줬고, 혈세도 따박따박 주는 겁니다.

정당에 충성하고 안하고는 정치인 개인의 선택의 문제지만 시민에게 충성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코로나19로 우리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고, 그것을 대비하지 않는 지자체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중차대한 지금은 동력을 끌어 모아 일할 것을 고민할 때이지, 이미 징계까지 끝난 문제로 분란을 조장할 때가 아닙니다. 지역정치판이 사적인 감정싸움으로 조악해지면 좋은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12명 중 초선이 10명씩이나 되는 광명시의회에서 우리는 최다선이자 의장까지 지낸 유일한 시의원이 포용력으로 갈등을 봉합하고, 의회 본연의 모습을 되돌려 줄 것을 기대합니다. 오랜 세월 지방자치를 외쳤던 지역 활동가였기에 정당보다 시민이 먼저인 지역정치를 보여주길 원합니다. 그것이 관록있는 그에게 더 무겁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밖에 없는 이유이고 품격있는 정치를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말입니다. 이낙연 대표는 민주당 아니어도 누구나 만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물론 쉽게 만날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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