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들의 과잉충성, 단호히 끊어내야 지역이 산다

 						 							▲ 광명희망카 직원들이 양 시장도 없는데 센터 사무실에서 양 시장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
▲ 광명희망카 직원들이 양 시장도 없는데 센터 사무실에서 양 시장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광명희망카의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의 제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종합대책을 내놓겠다던 광명시가 문제가 제기된 후 2개월이 지나도록 특단의 대책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만 끄는 동안 이곳에서는 계속 많은 사건들이 터져나왔다.

급기야 센터장과 희망카 기사 등 5명이 센터 여직원을 집단 폭행한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고, 노동청에 진정서까지 접수됐다. 위탁기관인 광명시사회복지협의회의 임원 유OO씨는 희망카의 문제를 세상에 알린 내부고발자를 왜 색출하지 못하냐며 센터 직원에게 막말을 하고 사직서를 강요한 녹취록까지 나와 망신을 당했다.

그뿐인가. 희망카 직원들이 양기대 시장이 있지도 않은 자리에서 “사랑하는 시장님~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생일축하 노래까지 부르는 동영상이 유출됐다. 센터에서는 직원생일파티에서 한 직원의 제안으로 했다고 해명하지만 얼마나 사랑하기에(?) 굳이 이렇게까지 한 것인지 사람들은 황당해했고, 양 시장을 ‘북한 김정은’에 빗대 비웃는 이들도 많았다. 물론 이것을 양 시장이 찍으라고 한 것은 아닐테지만 양 시장은 자의건 타의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고, 졸지에 우스운 꼴이 됐다. 게다가 갑질논란으로 시끄러운 광명희망카에 대해 관리감독책임이 있는 광명시의 봐주기식 시간끌기 행정의 이면에 이런 과잉충성도 한몫을 한 게 아니냐는 세간의 의심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것은 시장의 문제인가, 과잉충성하는 자들의 문제인가. 누가 더 문제인지를 떠나 과잉충성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런 대접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리더의 주변에는 좋은 인재들이 모이고, 그렇지 못한 리더에게는 파리 떼만 꼬이는 법이다. 양 시장은 지금 자신의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남아있는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러면 스스로 좋은 리더인지, 그렇지 못한 리더인지 답이 보인다.

예로부터 과잉충성은 직언하는 자들이 아닌 눈치빠른 간신의 몫이었다. 중국 역사상 가장 탁월한 군주로 인정받는 당태종의 치적을 기록한 ‘정관정요’를 보면, 나라를 망친 나쁜 신하의 예로 유신을 들고 있다. 유신이란 임금의 말은 무엇이든 좋고, 임금의 행위는 무엇이든 선하고, 임금이 좋아하는 것을 몰래 갖다 바쳐 기쁘게 하고, 항상 아첨하고 함께 놀면서 그 뒤의 문제는 생각하지 않는 신하다.

눈치빠른 간신들의 줄서기로 무엇을 하든 ‘옳습니다’를 외치며 용비어천가만 울려퍼지니 마치 왕이 된 것처럼 착각의 늪에 빠져 눈과 귀가 멀어버리는 권력자들도 있다. 차마 눈뜨고 보기 역겨운 사탕발림에 신선놀음을 하다가 망가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권력자에게 잘 보여 ‘실세의 완장’을 차고 온갖 나쁜 짓을 하며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데도 그를 충신이라 믿는 권력자도 있다.

적어도 우리 지역은 이렇게 돼선 안된다. 양 시장은 자신에게 향하는 과잉충성을 단호히 끊어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듣기 좋은 말로 빌붙어서 교묘히 이권을 취하려는 이들이 사라지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바른 말하는 이들이 주변에 남는다.

뒤늦게나마 광명시가 희망카에 대해 특정단체에 기부를 강요하거나, 근무시간에 행사에 동원되는 것을 방지하고, 관제시스템을 보완하는 한편, 희망카 운영권을 시설관리공단으로 넘기기 위한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니 다행스럽다. 반드시 지켜지길 바란다. 행정은 강자와 약자의 구분없이, 권력자와의 친분과는 무관하게, 공정하고 객관적인 잣대가 적용되어 한다. 잘못이 덮어지거나 불법이 비호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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