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법률전문가들 "부적절한 일"...주민들 "공동재산을 허락없이 위험자산에 투자 웬말"

소하휴먼시아 7단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A씨가 기아자동차로부터 환경개선 등 아파트 발전기금 명목으로 받은 아파트 공동재산 9억원을 주민동의도 없이 입주자대표회의 명의의 통장을 개설해 펀드에 투자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A씨를 회장직에서 해임해야 한다고 반발하며 절차를 진행 중이다.

▲ 소하휴먼시아7단지 입주자대표회장 A씨가 기아차에서 아파트 환경개선 등에 쓰라고 지급한 돈 9억원을 주민허락도 없이 입주자대표회의 명의의 통장을 만들어 몽땅 펀드에 투자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은 신규개설된 통장(위), 9억원 입금내역(아래)

기아차 소음문제를 두고 법적 다툼을 벌여 온 소하휴먼시아 7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련 소송에서 모두 기아차에 패소했으나, 지난 2월 광명시와 당시 비대위원장의 중재로 아파트 환경개선과 주민복리 등에 사용할 돈 9억원을 기아차로부터 받았다. 그러나 입주자대표회장 A씨는 입주자대표회의 명의 통장을 만들어 9억을 몽땅 펀드(삼성MMF법인 제1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당 통장은 우리은행 평촌지점에서 올 1월 11일 개설돼 펀드투자금 9억원은 2월 25일 입금됐으며,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4월 중순경이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아파트 700세대 주민들의 환경개선을 위해 써야 할 공동재산을 입주자대표회장이 허락도 받지 않고, 원금손실이 큰 펀드에 투자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입주민 90명이 회장 해임동의서에 서명해 선관위에서 해임절차를 진행하려고 하자, 회장이 선관위 업무까지 방해하고 있고, 주민들에게 서명 철회를 회유하고 협박하는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A씨는 펀드 투자과정에서 주민동의를 받았는지 등을 묻는 본지의 인터뷰 요청에 “이미 제보자들을 다 고소했다”며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주민들에 의하면, A씨는 9억원을 사적으로 쓴 것이 아니고, 국공채 펀드라 안전하며 은행보다 이자율이 높아 투자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씨의 행태에 광명시 주택안전과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광명시 관계자는 “기아차에서 받은 돈은 환경개선을 위한 시설비 등으로 투자하고, 돈이 남으면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적립해 써야 한다. 펀드 투자를 하려면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회장이 독단적으로 한 것이 문제가 된 것 같다”며 “펀드 투자와 선관위 업무방해 등의 문제로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돼 아파트 선관위 측에 자료 제출을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법률전문가들 역시 A씨가 자신의 명의가 아닌 입주자대표회의 명의로 펀드에 투자했더라도 주민 동의를 받지 않고 임의로 했다면 법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펀드라는 것 자체가 원금이 손실될 가능성이 있는 위험자산인데 입주자대표회장이 임의로 9억이라는 돈을 투자했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해 펀드를 해지할 경우, 수수료가 발생해 원금이 손실된다면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회장 등에게 물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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