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자신의 퇴임 후 광명동굴의 모습을 고민하라!

양기대 시장이 폐광산 개발을 시작하면서 자신있게 말했던 것이 민간자본을 유치하겠다는 것이었다.

혈세 43억원으로 2011년 폐광부터 매입한 양 시장은 시 예산 투입을 최소화하고 민간자본을 유치해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었다. 뽀로로 제작사를 언급하기도 했고, 모 대기업이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겐 소득이 없다. 혈세를 최소한으로 쓰겠다던 양 시장은 어느 정도 최소한의 시설을 갖춰야 민간자본이 투자도 하고 관심도 갖는다며 이곳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서두르지 말라는 지역사회의 비판과 조언이 있었지만 듣지 않았다. 한 시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2011년부터 2016년 본예산까지 광명동굴에 직, 간접적으로 투입된 혈세가 1천억원을 넘는다니 실로 엄청난 돈이다. 시 행정이 이곳에 집중되어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 폐광을 그럴듯하게 꾸며놨지만 이곳에 투자하겠다는 민간자본은 6년이 흐른 지금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어느 정도 시설이 되면 민자유치를 할 수 있다던 양 시장은 비록 자의는 아니겠지만 광명시민들을 대상으로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광명시는 작년 한해 유료화를 통해 40억의 수입이 생겼다고 자랑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 열리는 라스코 동굴벽화전 특수로 100억 이상을 벌 수 있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광명동굴 관련 본예산만 올해 200억원 가까이 되고, 앞으로 추경예산까지 고려한다면 어떻게 해도 광명동굴은 계속 대규모 적자를 면할 수 없는 구조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올해와 같이 세계적인 대형 이벤트가 없다면 더더욱 그렇다.

광명시에 따르면 광명동굴에서 일하는 기간제 근로자는 200여명으로 월급은 130~150만원 선이다. 인건비로만 연 30~40억원이 투입되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설을 유지, 관리하는데만 드는 비용 역시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대체 얼마나 더 이곳에 시민의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가.

분명한 것은 차기 시장이 누가 되든 이곳에 더 우리의 돈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현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전시성 행사나 일회성 이벤트로 광명동굴을 화려하게 포장하다가 시간을 때우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계속 광명에 살아야 할 사람들이 겪어야 할 고통은 너무 크다. 이미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버린 광명동굴은 버리기에도, 그렇다고 계속 돈을 쓸 수도 없는 ‘처치 곤란’한 흉물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다.

폐광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역대 시장들이 모두 원했지만 사업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하지 못했다. 그러나 폐광산의 활용은 언젠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이런 점에서 양기대 시장의 시도 자체는 높이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이제 방문객 숫자놀이는 그만두고, 광명동굴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광명에 애착을 갖고 있다면, 살기좋은 고향을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시장은 자신이 퇴임한 이후 광명동굴이 과연 어떤 모습일지 고민해야 한다. 거시적 관점에서 광명동굴을 재조명하라.

지금은 조급하고 얄팍한 홍보가 아니라 지역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앞으로 광명동굴을 어떻게 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모색할 때다. 그래야 광명동굴이 온전히 광명의 미래 자산가치로 남을 수 있고, 시장은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괜찮은 정치인으로 기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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