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갑 양주상 선거캠프 네거티브 의혹과 정치의 품격

[광명지역신문=장성윤 편집국장]  ‘전재희 18년’ 입에 담기 민망하지만 8년 전 이맘때 광명시 곳곳에 걸렸던 이언주 후보의 선거현수막 문구입니다. 당시 광명의 대표적 정치인이자 경쟁자인 전재희 의원을 공격한 것인데 사실 전 의원이 광명의 공직자로 산 것은 18년이 아니라 13년 6개월입니다. 그러니까 '전재희 13년 6개월'이 맞는 표현이겠지요. 

같은 여성이자 정치선배를 겨냥한 젊은 정치신인의 ‘욕설 현수막’ 논란은 전 의원을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많은 시민들에게 상처와 불편함을 남겼습니다. 저급한 인신공격성 네거티브로 선거판은 더러워졌지만 정당 간판에 힘입은 이언주는 재선의원까지 됐습니다. 그는 그 후 이리저리 당적을 옮기다 최근 미래통합당에 정착했고, 배지를 달아 준 광명시민들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철새처럼 부산으로 날아갔습니다. 낙하산은 떠났지만 지금 이곳에 남아있는 우리는 구로구 정치인과 같은 편에 서서 차량기지를 광명에 옮기겠다고 설쳤던 그 철새의 행적으로 인해 매우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광명갑 지역에 그 ‘이언주’계로 분류되는 양주상 후보를 전략공천했습니다. 광명시민들 입장에서 썩 유쾌하지 않았던 한 정치인에 대한 기억과 낙하산이란 반감이 겹치면서 그는 지역에서 큰 환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던 건 아닐 겁니다. 40대 젊은 일꾼을 자처하면서 광명에 즐거운 변화를 만들어보겠다는 그에게 사람들은 뛰어난 능력을 원했다기보다 꼼수와 반칙이 난무하는 기존 정치판의 모습이 아닌 ‘다른 정치’를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닐런지요.

최근 양주상 후보 선거캠프가 특정단체와 유착해 경쟁후보를 비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양 후보 측이 민주당 임오경 후보 공약을 허위사실로 고발하고, 공명선거관리단이라는 단체가 규탄에 나선 것인데 이 단체의 보도자료가 유착 의혹의 빌미를 제공하는 단서가 됐습니다. 해당 단체와 양주상 캠프 보도자료 양식이 동일했고, 언론사에 배포한 사람도 캠프 관계자였습니다.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양주상 캠프에서 경쟁자를 흠집내기 위해 특정단체를 사주 또는 이용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양 후보 측이 고발한 임 후보 공약도 선관위는 문제없다 결론 내렸습니다. 되도 않는 것을 고발부터 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후, 결국 ‘아니면 말고’ 식의 흔하디흔한 네거티브 수순을 보면서 과연 젊은 정치의 모습이 이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허위사실로 경쟁자를 흠집내는 네거티브는 명백한 선거범죄입니다. 흑색선전은 유권자를 유린하고 지역을 분열시키는 구시대 적폐입니다. 구태정치를 비판하며 미래를 이야기하겠다던 그는 결국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와 무고 혐의로 역 고발 당할 처지가 됐습니다.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입니다.

낙하산이냐 지역인물이냐, 보수냐 진보냐, 나이가 많으냐 적으냐를 떠나 광명에서 출마한 모든 후보들이 광명시민과 경쟁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야 이언주의 욕설 현수막처럼 불편한 일이 생기지 않고, 동네가 더러워지지 않습니다.

치열한 전쟁 후 갈 사람은 가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계속 광명에 남아 있을 것이고, 네거티브가 판친 선거 후유증은 온전히 광명시민들이 감당할 몫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동네가 망가지면 안된다는 '그 정도의' 책임감은 가지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이번 선거에서 누군가는 승리의 기쁨을 얻고, 누군가는 가슴쓰린 패배를 하겠지요. 품격있는 승리, 당당한 패배로 서로에게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선거가 끝난 후 광명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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