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 달 전에 광명시의회 복지건설위원회에서 특혜시비로 부결됐던 ‘광명시 자동차 안전점검 및 정비조례안’(이하 조례안)이 대표발의 시의원 이름만 바꿔 지난 12일 같은 상임위에서 통과됐다. 시의회 권위를 시의원 스스로 무너뜨린 행태라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조례안은 이영호 시의원이 지난 9월 발의했다가 자신의 속한 단체(경기도자동차전문정비조합 광명시지회)를 지원하는 조례라는 이유로 구설수에 올랐고, 영리업체들이 봉사활동이라는 명목으로 시민 혈세를 지원받는 것은 특혜라는 이유로 부결됐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또 다시 같은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시의원은 김기춘 시의원. 이영호 시의원이 “자동차 정비와 관련된 전문적인 내용을 다른 시의원들이 잘 알지 못해 직접 대표발의했다” 의회에서 답변한지 불과 1개월만에 대표발의자만 슬쩍 바꿔치기한 셈이다. 예산을 지원받는 단체를 ’경기도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 광명시지회‘에서 ’광명시에 사업장이 있는 자동차관리사업자로 구성된 조합 또는 협회‘라는 식으로 문구를 바꿨지만 결국 같은 단체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전 조례안과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결국 복지건설위원회에서는 새누리당(오윤배, 김정호, 이윤정)과 무소속 시의원(이영호) 등 4명이 찬성하면서 통과됐다.

심의과정에서는 대표발의한 김기춘 시의원이 동료 의원을 향해 막말까지 하면서 의원 자질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김기춘 시의원은 “조례 내용에서 달라진 게 뭐냐. 조례 내용도 모르고 발의했다"고 압박하는 김익찬 시의원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정회시간에 고순희 복지건설위원장이 “대표발의자가 맞냐. 논의가 되지 않는다”고 고함을 치자, 고 위원장을 향해 “이런 X”라며 막말을 내뱉었다. 결국 고순희 위원장이 고함을 친 것에 대해 사과하고, 김기춘 의원은 위험수위까지 갔던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막말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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