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챙겨먹고 바쁜 걸음으로 집을 나서는 남편과 아이들을 배웅하고 돌아선다. 지난 밤에 비가 온 뒤라 아침 햇살이 유난히 눈이 부시게 베란다를 환하게 비춰준다. ‘청소를 시작해야지.’ 창문을 활짝 여니 상쾌한 공기가 확 느껴진다.


건너편 구름산이 더 선명하게 가까워 보인다. 초록의 녹음이 우거진 곳에 군데군데 희긋희긋하다. 아! 아카시아 꽃이 피기 시작했구나.


나의 살던 고향은... 초등학교 시절 이 맘 때 학교 가려고 집을 나서면 바람결에 달콤한 향기가 실려왔다. 작은 오솔길을 접어들면 키 작은 아카시아 나무가 여기 저기 서 있었다. 친구들과 한 다발을 꺽어 한 송이 꽃잎을 따서 빨아보았다. 달콤했다.


큰길로 나가서면 양옆으로 서 있는 아카시아 가로수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하얀색 터널이 되어 있었다. 달콤한 향기가 코를 찔렸다. 벌들의 `붕붕`소리도 들을 수 있었고. 학교가 끝나고 돌아올 때면 바람에 꽃 잎이 휘날려 눈이 온 것 처럼 바닥에 하얗게 쌓였었는데...


아파트 놀이터가 전부인 아이들과 구름산에 아카시아 꽃을 보러가면 어떨지. 우리 아이들의 고향에도 달콤한 아카시아 꽃 향기가 묻어 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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