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성매매, 금품수수, 협박… 요즘 광명 정치판의 핫(hot) 키워드다. 최근에는 모 시의원이 동료의원의 바지를 내리고 신체 중요부위 사진을 휴대폰으로 찍은 혐의로 수사까지 받고 있다. 그야말로 광명시 정치판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최근 억대 도박혐의로 사퇴한 정용연 전 시의원과 시의회 윤리위에 제소된 김익찬 시의원이 폭로한 일련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일부 광명시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가서 도박과 성매매를 하고, 피감업체로부터 지속적으로 용돈을 받았으며, 의장선거시 약점을 잡아 협박을 했다는 주장이다. 시민의 혈세로 해외연수를 간 시의원들이 정말 이런 행동을 했다면 그것은 명백한 범죄다. 자리 욕심에 협박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설령 수사대상은 아닐지언정 이런 정치판에서 앞으로 어떤 도덕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물론 실명이 거론되는 시의원들은 사실무근이라고 의혹을 부인하고, 아직 어느 쪽의 주장이 진실인지 단정할 수 없지만, 사태가 이 지경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반성하지 않고, 서로에게 삿대질을 하며 탓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어쩌다가 광명 정치판이 이토록 조악해졌을까.

이렇게 서로가 책임을 미루고 싸우는 사이에 경찰은 김익찬 시의원의 휴대폰을 압수했고, 이제 공은 수사당국으로 넘어갔다. 경찰은 김 시의원의 휴대폰 통화내역과 문자, 동영상, 사진 등을 복원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대규모 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관련자들의 줄 소환이 이루어질 수 있고, 지역사회는 시끄러워질 수도 있다.

아프고 시끄러워도 의혹이 있다면 당연히 진실을 밝혀야 한다. 썩은 것은 더 썩기 전에 도려내야 한다. 그래야 억울한 누명을 쓴 자가 의혹을 벗을 수 있고, 불법을 저질렀다면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혹여 의혹이 거짓이라면 이를 주장한 이들에게 반드시 법적,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사태는 거센 폭풍을 거친 후 언젠가 마무리 되겠지만 지역사회에는 어떤 식으로든 큰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다. 곪은 것이 터지고, 진물이 나는 것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의 언론인들은 스스로 자정노력을 통해 지역을 바로 세우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방일간지와 지역언론이 상생과 동행을 위해 뭉친 광명시 출입기자협회는 언론개혁을 통한 건전한 저널리즘을 구현하고, 공익적 차원에서 긴밀히 공조해 상식이 통하는 도시를 만드는데 일조키로 했다. 광명지역신문 역시 그 일원으로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부패한 권력에 경종을 울리고,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바른 소리를 내는 양질의 언론들이 제대로 자리매김을 하면 정치인들이 시민들을 함부로 우롱하며 정치를 할 수 없게 된다. 정치인이 정치하기 어려워하고, 잘못하면 반성하고 책임질 줄 알아야 지역이 깨끗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