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광명시 축제를 말하다 2

                      ▲       윤철<문화교육연구소장>
▲ 윤철<문화교육연구소장>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되던 해인 1994년에 287개이던 지역축제가 10년 만에 1천178개로 급증했다고 한다. 지역축제의 양적인 팽창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향유권을 확보하는데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 지역축제의 문제점들을 점검하고 보완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라고 말하고 있다.

최근 문화관광부에서도 상주자전거축제의 사고를 계기로 비슷비슷한 지역축제가 난립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지역축제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강원도와 제주도등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유사한 축제는 통폐합 시키겠다고 강력하게 나서고 있다.

우리시 인근지역인 시흥시에서는 15년 이상의 전통을 지닌 물왕예술제와 연성문화제를 주관단체의 반대를 무릅쓰면서까지 축제를 통합시켜 시민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시흥축제를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나 지방정부들의 인식과 흐름을 들여다보면 그동안 우후준순 생겨난 수많은 지역축제들이 얼마나 형식적이고 일회적인 이벤트성 축제에 그쳤는지 잘 알 수가 있을 것이다.

또한 시민이 없고 행사관계자들만의 축제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으며 지역의 전통성과 주제가 미흡하다보니 비슷비슷한 내용으로 구성되거나 프로그램이 빈약했던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지역축제의 문제점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이 양적 축제에서 벗어나 질적인 축제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함평군의 나비축제처럼 축제를 성공시킨 뒤 나비 브랜드로 쌀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는 사례나 영화매니아들이 몰리는 부산영화제등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

우리 광명시에도 축제가 많고 축제 내용이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이라고 말들을 많이 한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지역사회나 의회 등에서 축제에 대한 여러 가지 지적이 있었지만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채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

광명시의 축제는 봄에 열리는 문화원주최의 오리문화제(14회)가 있으며 작년에 시작된 예총의 협회사업을 모은 예총예술제가 있다. 가을축제로는 예총이 주최하는 구름산예술제(15회)와 평생학습원이 주관하는 평생학습축제(3회) 음악도시를 홍보하기위한 광명시 주최의 음악밸리축제(2회)가 있다. 그리고 정월대보름축제, 청소년축제 등 각 기관에서 진행하는 축제나 마을단위의 작은 축제 등이 있다.

지역축제를 줄이는 것만이 문제 해결의 능사는 아니지만 행정관료와 전문가 그리고 일부시민들은 우리지역의 축제가 질적인 변화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오리문화제와 구름산예술제를 합쳐서 보다 큰 규모의 시민문화예술축제를 만들자고 말하기도 하며 우리시를 대표하는 전국적이고 세계적인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봄 축제 하나와 가을축제 하나로 지역축제를 정비해 두개의 축제만 하자는 의견도 있다.

광명의 축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또한 각종 축제를 주최하는 집단마다 자기중심적으로 축제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광명의 축제를 구조조정하자는 말을 꺼내기가 쉽지도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광명시의 축제를 정비하고 보다 생산적이며 시민들에게 문화적인 자부심을 갖게 하는 축제를 만들어 나가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인 것이다.

우리 모두 어렵더라도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기득권을 줄이면서 시민들이 자랑스러워하고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광명시를 만들기 위해 의견을 모으고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토론을 제안하면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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