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용연 의장, "요란한 정치보다 의식개혁 중요"

편가르기 관행 없애야..타협과 상생의 정치

“요란한 정치활동보다 잘못된 관행과 의식을 하나씩 바꿔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3년 반의 의정활동,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정용연 광명시의회 의장, 그가 후반기 의장을 하면서 가장 강조했던 것이 상생과 타협이었다. 그는 출신지역과 정파에 따라 편가르기하고, 실수를 꼬투리 삼아 발목잡기 하는 것, 인간적인 예의를 갖추지 않는 정치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해왔다.

정 의장은 이런 잘못된 정치관행을 바꾸기 위해 ‘내부 비판’에 무게를 뒀다. 호남 출신 민주당 시의원인 그는 민주당이 호남 일변도로 가서는 안된다면서 지역감정 철폐를 위해 호남인들이 먼저 앞장서자고 역설했고, 시의회가 시 집행부를 비판, 견제하려면 시의원들부터 인간적인 예의를 갖추라고 목소리를 냈다. 지역화합을 강조하고 동행해야 한다면서 공식행사에서 던진 그의 메시지는 지역사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켰고, 사람들은 이제 그가 무엇을 전달하려 하는지 알게 됐다.

사상최악의 자동산회 사태에 ‘송구’

그러나 정 의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6대 광명시의회는 2차례나 여야의 의견대립으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자동 산회하는 사상 최악의 사태를 겪었다. 특히 지난 12월 정례회에서 정 의장 자신도 회의장에 불참해 의회가 자동산회된 것에 정당하지 못했던 일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민주당과 새누리당-정의당 의원들간에 갈등을 빚고 있는 민간위탁동의안과 민간위탁특위 보고서 채택문제를 두고 지난 12월 정례회에 정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민주당은 회의 불참으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다는 지역사회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정파를 떠나 화합하자고 항상 강조했었고, 보이콧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당인으로서 어쩔 수 없었던 것에 대해 광명시민들게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될 것입니다. 여야간 해결책을 찾아 원만하게 조율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특위 문제, 광명시-특위 모두 경솔..싸움 멈추고 화합해야

그는 민간위탁특위가 검찰에 고발한 것과 검찰의 불기소처분 직후 광명시가 특위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 모두 경솔한 행동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누군가를 흠집내려는 것이 아니라 동반자가 되어야 지역이 발전한다고 덧붙인다.

정 의장은 불기소처분은 그것이 곧 민간위탁절차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특위활동이 광명시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데 기여했다고 전제했다. 또한 특위 위원들에게는 정쟁을 그만두고, 민간위탁동의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면서 불기소처분이 된 이상 특위보고서 채택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진영논리는 안돼..손해보더라도 쓴소리하겠다

“구두닦이, 신문팔이 등 밑바닥을 거친 저 같은 사람이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기에는 공직자로서는 100% 다듬어지지 않고, 조금 미숙하고 너무 솔직한 부분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치판에서는 솔직한 것이 장점이 아닐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용당하거나 무시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옳지 않은 것은 바로잡아야 하고, 진영논리로 폄하하려는 의식은 개혁해야지요.”

사실 그는 기존 정치판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정치인이 선뜻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손해를 감수하고 쓴 소리 할 수 있는 이는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 의장은 부족한 자신이 늘 과분한 대접과 예우를 받고 있다는 생각에 시민들 앞에서 낮은 자세로 임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특권의식과 기득권을 버리기 위해 의장에게 주어지는 여행경비를 반납했고,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기 위해 명분과 원칙없는 선심성으로 예산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정치인들이 표를 얻으려는 얄팍한 마음으로 너무 쉽게 ‘이것도 해주겠다’. ‘저것도 해주겠다’는 현란한 말장난을 하지 않는다.

“정치인이기 전에 인간미를 갖자”

임기 4개월을 남기고 돌아보니 보람도 있고, 아쉬움도 많다.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보다 성숙하게 의정활동을 하리라 다짐하면서 동료의원들에게 작은 바람을 전하고 싶다.

“우리 의원들이 평생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6월 지방선거 후 에 의회에 남아 있으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훗날 우리의 지금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까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특히 젊은 동료의원들이 정치인이기 이전에 인간미와 유연함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정치인이기 이전에 인간적인 사람이 되는 것, 싸움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내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원만히 의회를 만들어가는 것, 당쟁이 아니라 민생현안을 위해 모두가 하나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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