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이 제주대 교수의 '역동적 복지국가'

행복해지기 위해 갖춰야 할 여건은 무엇일까. 일자리, 주거, 보육과 교육, 의료, 노후에 대해 불안하지 않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새해 벽두, 이상이 교수가 광명시민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제주대 교수이자, 복지소사이어티 공동대표인 그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민기초싱활보장, 의료보험 관련법 개선에 앞장섰고, 정부의 의료민영화 시도에 반대하며 과감히 옷을 벗고 나와 역동적 복지국가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의과대학을 졸업했지만 ‘의사’라는 직업이 아니라 보편적 복지의 담론을 세상에 퍼뜨린 정책전문가로 활동해왔다. 6일, 광명복지소사이어티 ‘제6기 복지국가 리더십 아카데미’의 첫 강사로 나선 이상이 교수가 말하는 ‘역동적 복지국가의 논리와 전략’을 들어본다. <편집자註>

                                                                                   ▲ 이상이 제주대 교수가 광명복지소사이어티 '제6기 복지국가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 이상이 제주대 교수가 광명복지소사이어티 '제6기 복지국가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생의 목적이 행복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인류는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도전하고 투쟁해왔습니다. 행복하려면 생산과 분배, 즉 경제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나라 경제가 성장해야 내 자식이 더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나라가 부자가 되었는데도 국민 다수가 가난하게 산다면 정상이 아닌 것이겠지요. 국민들이 경제성장의 수혜를 받아야 합니다. 이것이 분배, 바로 복지입니다. 생산과 분배는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유기적 통합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자화상은 어떨까. 중소소득 50% 이하 소득자의 비율을 말하는 상대적 빈곤율은 2011년 16.5%로 OECD 국가 중 최고수준이다. 중산층 가구의 비율은 2009년 55.5%로 선진복지국가의 70%에 훨씬 못 미친다. 이는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를 의미한다.

이렇다보니 자살율은 10년새 2.3배 증가해 OECD 평균보다 3배가 많고,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의 비율은 10%로 OECD 평균 20%, 선진복지국가 25~30%에 못 미치는 복지 후진국이다. 2013년 사회조사결과 자신이 하층민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46.7%이며, 국민행복지수는 OECD 34개국 중 32위로 최하위권이다.

이상이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내놓은 복지공약을 돈이 없다는 이유로 하나씩 파기하면서, 감세와 규제철폐를 통해 경제활성화를 하겠다는 것이 신자유주의식 발상이라며 선별적 복지만 유지하면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이 모두 복지에서 불안하지 않은 보편적 복지를 통해 역동적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는 “지난 30여년간 감세, 규제완화의 신자유주의 기조에서 양극화가 심화됐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IMF때 신자유주의 실천을 강요받으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 격차가 커져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극심해졌다”며 “감세로 나라에 돈이 없으니 선별적 복지를 한다는 것은 민생불안을 야기시키고, 성장과 복지 모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감세와 규제철폐로 경제활성화를 하겠다는 것은 MB 정권을 통해 이미 실패했음이 검증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산업화 시대, 민주화 시대를 넘어 이제는 역동적 복지국가시대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역동적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세부담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약육강식, 시장만능주의에서 벗어나 가난한 사람이 노후에 더 가난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세금을 조금씩 더 내고, 국가가 이를 역동적 경제성장과 분배를 위해 투입해 높은 “시장 복지‘ 의존성을 해소하는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강조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소득수준과는 무관하게 소득과 사회서비스를 보장받는 삶의 안정성에서 역동적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행복의 조건, 우리는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한 배를 탄 사람들’이기에 보편적 복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이 시대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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