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용연 의장, "정치인이기 전에 인간미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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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연 광명시의장
“요란한 정치활동보다 잘못된 관행과 의식을 하나씩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3년 반의 의정활동,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정용연 광명시의회 의장, 그가 후반기 의장을 하면서 가장 강조했던 것은 상생과 타협이었다. 출신지역과 정파에 따라 편가르기하고, 실수를 꼬투리 삼아 발목잡기를 하지 않는 것, 남을 배려하지 않고 인간적인 예의를 갖추지 않는 행태를 버려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내부 비판’에 무게를 뒀다. 호남출신 민주당 시의원인 그는 민주당이 호남 일변도로 가선 안 된다면서 지역감정 철폐를 위해 호남인들이 먼저 앞장서라고 역설했고, 시의회가 시 집행부를 올바르게 비판, 견제하려면 시의원들부터 인간적인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공식행사에서 의장으로서 발언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역화합을 강조하며 동행해야 한다고 던진 그의 메시지는 지역사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켰고, 사람들은 이제 그가 무슨 말을 하려 하는지 알게 됐다.

그러나 정 의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6대 광명시의회는 2차례나 정당간 의견대립으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자동 산회되는 사태를 겪었다.

여야에 상관없이 화합하는 의회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의회 내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의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해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정 의장은 파행의 원인이 되었던 민간위탁동의안과 민간위탁특위 결과보고서 채택 등이 의원들간의 원만한 합의로 해결책을 찾도록 조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고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대화와 타협으로 부족한 점을 고치겠다는 의도다.

정용연 의장은 광명시의회가 누구를 흠집내려는 것이 아니라 시 집행부의 파트너이자, 견제자로서 광명시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두닦이, 신문팔이 등 밑바닥을 거친 저같은 사람이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기에는 공직자로서 100% 다듬어지지 않았고, 함량 미달인 부분도 있습니다. 더구나 정치판에서는 솔직한 것이 장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용당하거나 무시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옳지 않은 것은 바로잡아야 하고, 진영논리로 폄하하려는 의식은 개혁해야지요.”

사실 그는 기존 정치판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정치인이 선뜻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손해를 감수하고 쓴 소리 할 수 있는 이는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 의장은 부족한 자신이 늘 과분한 대접과 예우를 받고 있다는 생각에 시민들 앞에서 낮은 자세로 임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특권의식과 기득권을 버리기 위해 의장에게 주어지는 여행경비를 반납했고,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기 위해 명분과 원칙없는 선심성으로 예산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정치인들이 표를 얻으려는 얄팍한 마음으로 너무 쉽게 ‘이것도 해주겠다’. ‘저것도 해주겠다’는 현란한 말장난을 그는 하지 않는다.

임기 6개월을 남기고 돌아보니 보람도 있고, 아쉬움도 많다.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보다 성숙하게 의정활동을 하리라 다짐하면서 동료의원들에게 작은 바람을 전하고 싶다.

“우리 의원들이 평생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년 선거 후에 의회에 남아 있으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훗날 우리의 지금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까 생각해보고 진심을 터놓고 남은 임기동안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특히 젊은 동료의원들이 정치인이기 이전에 인간미와 유연함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정치인이기 이전에 인간적인 사람이 되는 것, 싸움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내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원만히 의회를 만들어가는 것, 당쟁이 아니라 민생현안을 위해 12명의 의원들이 하나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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