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 독자에게] 무지렁이와 불쌍한 사람

어떤 초짜 정치인은 광명사람들을 지칭해 ‘무지렁이’라고 표현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초짜 정치인은 공식석상 인사말에서 광명사람들을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해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광명사람들이 왜 이들에게 ‘무지렁이’이고,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광명사람들 입장에서 어찌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중앙에서 광명으로 뜬금없이 내려 온 초짜 정치인들의 이런 발언을 ‘뭘 몰라서 하는 애교’로 넘기기엔 참 불쾌하고 화가 납니다.

여기서 지금 이런 발언을 한 정치인들이 누구인지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습니다만, 간혹 지역을 잘 모르는 초짜 정치인들이 범하는 오류에 대해서는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초짜 정치인들이 흔히 빠지는 가장 큰 오류는 자신에게 큰 권력이 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만함에 지역주민들을 무시하는 말과 행동을 하고도 그게 잘못인지 깨닫지 못합니다. 경험은 일천한데 갑자기 완장을 찼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인 셈이지요. 어느날 갑자기 일확천금을 얻은 졸부들처럼 말입니다.

광명지역신문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지역사회에 ‘동행’이란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정치적 성향이나 출신지역을 떠나, 광명을 중심으로 힘을 모으자는 취지입니다. 여의도 정가에서 이루어지는 볼썽사나운 감정싸움에 국민들이 희생되는 현실을 적어도 광명에서만큼은 막자는 것입니다.

지역을 위해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이 손잡고 가자는데 누가 반대할까 하겠지만, 의외로 이 좁은 광명에서 소모적 감정싸움으로 편가르기부터 하려는 초짜 정치인들도 존재합니다. 이들은 우선 정당을 나눠 사람을 구분하고,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합니다.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이런 정치인은 언제나 존재하나 봅니다. 뒤에서 조용히 힘을 보태면 될 것을 굳이 앞에 나서서 생색내려 하고, 중앙정부의 돈을 자신이 끌어왔다며 서로 싸웁니다.

요즘 지역에서 움직이는 많은 이들이 뜬금없이 내려 온 이 초짜 정치인들이 벌이는 신경전 속에서 피곤할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같은 당 사람들조차 그런 경쟁을 하는 양쪽 모두 이해할 수 없다고 답답해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새롭게 정치를 시작한 초짜들에게 지역을 위해 무언가 큰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초짜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정파의 이해관계 때문에 싸우고, 흩어지던 기존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한 관행을 깨부수려는 참신한 정치신인의 모습일 겁니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 했던 광명지역신문 창간 10주년 기념행사 후에 어떤 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제 광명은 정치인 중심이 아니라 시민 중심으로 가고 있고,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변화를 정치인들이 따라야 하는 시대라고. 어쩌면 무지렁이, 불쌍한 사람은 광명시민들이 아니라 도도한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는 그들이 아닐런지요.

초짜 정치인들이 광명시민들을 존중하고, 또다시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울러 광명을 중심으로 뭉치는 동행의 대열에 합류하길 바랍니다. 이제 좀 달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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