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나기운동본부-행복바구니는 전시행정의 전형

                                                                                   ▲ 장영기 광명복지소사이어티 대표
▲ 장영기 광명복지소사이어티 대표
양기대 시장은 2013. 5. 6.자 광명시청 홈페이지와 연동된 “열린 광명시장실”이라는 인터넷 공간 중 “시정수첩란 양기대 세상읽기”에서 “복지사각지대 해소 위한 광명시만의 복지운영모델”이라는 제목의 홍보 내용에서 공공기관인 광명시가 자선이나 시혜를 마치 광명시만의 복지정책인양 자랑하고 있다.

광명시장은 광명시만의 복지운영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다가 생각해 낸 것이 광명희망나기 운동이었다고 한다. 광명희망나기운동은 광명시와 광명시 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으로 2011년 4월부터 후원금을 모금해 복지사각지대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생계비 의료비 교육비를 지원하는 지역복지나눔운동이며 약 2년간 시민과 기업 단체 등의 후원으로 20억원이란 큰 돈이 모아져 1만7천여명이 혜택을 받았다며 치적으로 자랑하고 있다.

광명시의 인구가 어림잡아 35만명이니 그 중 1만 7천명에게 혜택을 주는 실로 어마어마한 자선을 베푼 것처럼 주장한다. 실로 1만 7천명의 불우이웃에게 각 1회를 도와 주었다고 하는 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1만 7천명의 차상위계층에게 지원을 하는 지도 구체적으로 밝히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여기에 시립 광명푸드뱅크. 마켓 ‘행복바구니’는 ‘현물지원형’ 복지서비스로 기업, 단체, 개인 등으로부터 기탁받은 식품과 물품을 저소득층에게 무상으로 전달하는 생계밀착형 복지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광명시는 그동안 대형마트, 단체, 기업 등과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협약을 맺고 식품과 물품을 기탁받고 있는데 17일 현재까지 연간 4억이상의 식품과 물품 지원을 약속받았고 시립 광명푸드뱅크. 마켓 ‘행복바구니’에서는 저소득층으로부터 연중 신청을 받아 지원대상자를 계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

사실 위와 같은 일은 광명시의 복지관들이 대부분 해왔던 일이다. 시민들의 순수한 자선의 발로를 발굴, 일일이 찾아 다니며 그 동안 애쓰는 복지관, 사회복지사들을 필자는 많이 보아 왔고 필자도 그 대열에 10여년 이상 참여해 왔다. 이러한 일을 공공기관인 광명시가 희망나기운동본부라는 명칭의 급조된 단체를 내세워 대행하면서 그것이 광명시만의 독특한 복지의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광명희망나기운동과 시립 광명푸드뱅크. 마켓 ‘행복바구니’ 등의 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할 사업인지 심각히 고민해 보아야 한다.

쉽게 말해 이 지역의 대기업, 대형마트, 시금고 등을 쥐어짜서 돈과 물건을 억지로 긁어다가 차상위계층 등 생활이 어려운 시민들에게 나누어 준다는 것이 복지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기업이나 개인이 하는 자선이나 시혜를 시가 대행하면서 생색은 시가 내는 전형적인 전시행정,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다.

지방자치단체가 행정권 발동의 대상자들인 지역 개인이나 기업에게 준조세 형식의 자선이나 시혜를 강권하는 사고는 전형적인 권위주의시대의 유물이다. 이는 진보진영의 시장이 할 일은 아니다. 돈 내는 사람 따로 있고 생색내는 사람 따로 있는 것은 돈 내는 사람들이 보면 황당할 일이다.

희망, 푸드뱅크, 행복 등의 포장을 하여도 그 실체는 남의 것을 건네받아 전달 인력을 사용하여 복지 사각지대인 소외 계층에게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은 민간 복지기관이 할 일이지 지방자치단체가 할 일이 아니다. 이러한 사고는 선별적 복지 사고 체계를 가진 보수적 지자체장들이 벌이는 자선이나 시혜의 변종에 불과하다. 이를 행정기관이 주도하면서 자신의 치적이라 내세우는 사고체계 자체를 필자는 이해할 수 없다. 남의 돈을 가져다가 행정기관이 생색을 낸다는 것은 행정기관의 염결성의 원칙에도 반하는 자선의 탈취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시민으로부터 세금, 공과금 등을 징수하여 그것을 기반으로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복지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필자는 제안하고 싶다. 광명시가 자선을 가로채는 것 대신에, 저렴하고 안전한 시립산후조리원 건립, 공공보육시설의 대폭 확대, 초,중,고교에 실질적인 인성교육이 가능할 정도의 교사의 지원과 정신과 의사 등의 상담지원, 도서관의 각 학교에 이전을 통하여 시민과 학생간의 유기적 결합, 보호자 없는 시립병원의 건립 등 시민 개개인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복지정책을 시행하기를 바란다. 공적인 역할을 망각하고 복지관이나 자선 사업가가 할 일을 시가 대행할 시간과 여유가 있는 지 궁금하다.

자선을 가로채 시가 만든 단체가 운영하며 생색내는 얌체 짓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더욱이 광명시의 예산 중 34% 정도가 문화, 예술 등의 탈을 쓰고 있지만 기실 토목, 건설의 예산으로 쓰이고 있다. 이를 줄이고 낭비를 없앤다면 충분히 베드타운 광명에서 애들 키우기 좋은 도시, 공교육이 살아 숨쉬는 행복한 도시, 건강을 담보하는 도시, 노후가 평안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

전국에 설립된 도시개발공사가 대부분 실패했음에도 개발에 눈이 멀어, 수차례나 부결된 이의 통과를 위하여 정치력과 행정력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보편적 복지가 살아 숨쉬는 도시를 위하여 지금이라도 매진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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