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시민권력은 ‘참여’에서 나온다

                                                                                   ▲ 홍석우 광명지역신문 발행인
▲ 홍석우 광명지역신문 발행인
광명은 저력이 있는 도시다. 광명은 고속철 광명역이 당초계획대로 추진되지 않고 시발역으로 전락하자, 중앙정부에 맞서 80만 서명이라는 대단한 역사를 만들어낸 곳이다. 성인오락실이 난립하는 동네를 지키기 위해 전국 최초로 시민들이 궐기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도록 한 곳이기도 한다.

작은 도시 광명의 힘은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뭉쳤을 때에만 발휘될 수 있다. 이제 광명의 시민사회단체, 기관들이 아이들에게 성폭력. 학교폭력 없는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주자는 비전으로 하나가 되었다.

이런 일을 한다고 해서 떡이 생기지 않는다. 돈도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더 배가 고플 수도 있다. 간혹 작은 시기심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뒤에서 욕하는 조악한 몇몇 사람도 있다. 광명시민연대에 동참하는 이들이 왜 이렇게 떡도 생기지 않고, 돈도 생기지 않고, 욕도 먹을 수 있는 일을 앞장서서 하는 걸까.

이유는 단 하나다. 당장 배고프고 힘들어도, 혹은 색안경을 낀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도. 지금 우리가 뭉치면 적어도 우리 아이들은 좀 더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성폭력과 학교폭력을 근절하자고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갈 수는 없다. 일반시민들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약속하고, 지역활동가들은 더욱 힘을 내어 일하고,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들은 더 귀를 기울여 대안을 만드는 것, 이렇게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지역사회 안전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것이 광명시민연대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출범한 이유다.

몇 개 단체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60여개 기관, 단체들이 뭉친 거대한 조직으로 출범하기까지에는 이기심을 버리고, 지역의 모든 아이가 내 자식이라는 생각을 가진 순수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광명시민연대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발적 조직이고, 자치시대를 열어가는 시민권력이다. 광명시민연대는 정치색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광명시민연대는 여전히 광명사람들은 지역애착심이 없고, 뭉치지 않는다고 생각해 시민들을 자신의 출세 발판 쯤으로 여기는 정치인들이 지역에서 생존할 수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광명시민연대는 모든 권력이 시민들로부터 나왔음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정치적 힘을 지녔다. 시민권력은 ‘방관하지 아니함’, 즉 ‘참여’에서 나온다.

나는 광명시민연대가 ‘아이들의 행복’이라는 아젠다를 중심으로 여야, 출신지역에 따라 모래모래알갱이처럼 흩어진 지역사회를 통합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앞장서서 일하지는 못할망정 아이들을 위한 마음으로 뭉친 시민들의 순수한 열정을 편가르기하려는 조악하고 비검한 행태가 지역에서 사라지길 바란다. 그래야 지역이 깨끗해지고,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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