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규 <광명시 경전철사업단       전철기획담당>
▲ 김명규 <광명시 경전철사업단 전철기획담당>
한국철도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속열차의 이름인 KTX가 영등포역 정차요구 문제로 광명시와 영등포구 간의 지역 싸움으로 격화되어 가는 실정에 있다.

지구촌의 스피드 다툼은 치열해 지고 있어서 빠른 교통수단을 연구 개발하여 시속 500㎞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초고속 열차도 생산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때에 국내의 고속철은 개통 초기부터 여기저기에서 정차역을 만들어 달라며 지역이기주의적인 요구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속철도란 말 그대로 최대한 빨리 목적지에 도착해야 고속열차로서의 제구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고속철도를 얄팍한 상권과 연계시키고 이용자 편익을 내세우며 경영기관인 한국철도공사는 불합리한 경영구조를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적자타령을 앞세워 수익률 증대를 빌미로 저속열차가 되게 하려는 무식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 이러한 논쟁은 종지부를 찍고 고속열차가 더 빠른 속도로 달려갈 수 있게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일이다. 건설교통부의 당초 경부고속철도건설기본계획 수립시에는 신설선로를 100% 구축하여 운행할 계획이었으나 국가 부도사태라는 IMF로 인해 사업규모가 축소되어 서울역부터 시흥역까지는 기존의 경부선 구철로를 고속열차가 이용함에 따라 지금 이 철로에는 KTX를 비롯 새마을호, 무궁화호, 일반전철의 천안행 급행열차까지 이용을 하고 있다.

이처럼 같은 선로에 여러 노선의 열차가 운행을 하다 보니 선로 포화상태가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여기서 발생되는 문제는 도로상에서 자동차가 정체되는 현상처럼 고속열차가 영등포역에 정차하게 되면 열차의 정체현상이 오게 된다.

또 하나 문제점은 영등포 역사의 이용객 수용이 불가능하다. 현재의 영등포 역사는 맞이방, 승강장, 계단 등 모든 시설이 일반열차 이용객을 소화하기에도 버거운 현실이다.

이런 상태인데 갑자기 지금의 두 배가 넘는 KTX가 정차 한다고 가정하면 맞이방은 미어터질 것이며 계단에서의 사고도 빈번할 것이고 좁은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바쁜 시민들은 혼잡함을 뚫고 나오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서울역이나 용산역을 출발한 각 노선의 열차들이 정체로 인한 지연 도착이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현실임에도 영등포구와 주변지역에서는 실제적으로 타당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지역이기주의적인 행태에 의한 정차요구를 하고 있다. 서울시의 교통정책은 모든 차량의 도심 진입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왔고 현재도 그러하다.

현재 영등포역이 있는 영등포로타리는 버스 중앙차로제 까지 하고 있어 서울시내의 로타리 중 어느 곳 못지않게 극심한 혼잡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속열차를 영등포역에 세워 달라함은 심한 과욕이다. 욕심이 지나치면 화(禍)가 찾아온다는 말도 있다.

고속열차를 영등포역에 정차한다고 가정할 경우 영등포로타리와 역사는 포화상태가 되어 이용객의 불편만 극대화시킬 것이다. 현재 영등포 지역 주민들이 KTX를 이용하려면 서울역이나 용산역 또는 광명역으로 가면 된다.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이들 역사는 모두 10㎞ 이내에 소재하고 있다.

이런 지역적 여건을 보더라도 영등포역에 고속열차가 정차 한다고 해서 순수한 추가수요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고속열차는 일반열차에 비해 서민이 이용하기에는 운임이 고가여서 고속열차를 이용할 사람은 한정이 되어 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서울역이나 용산역 또는 광명역 이용객을 빼앗아 오는 꼴 밖에는 안된다. 고속철도 구간에 역사가 많아지면 고속철이 아닌 저속철이 된다. 억지 춘향식 논리를 가지고 지속적인 정차요구를 전개하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지역이기주의라는 과욕의 덫에 걸려있다고 말 할 수 있다.

고속열차가 영등포역에 정차한다고 하여 수익성이 나아지지도 않을 것이며 영등포역에 정차한다하여 KTX의 적자가 흑자로 돌아설 리가 없는 일이다. 현실적으로 이루어지지도 않을 논리를 가지고 더 이상 KTX의 영등포역 정차요구를 하지 않아야 하며 한국철도공사 이철사장은 영등포역 정차발언에 대해 즉각 취소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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