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 아홉살 생일과 성폭력제로존 선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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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동일 광명시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장
저는 광명시 청소년 유해환경감시단을 맡고 있습니다! 10월 22일 광명지역신문 창간9주년 기념식 및 아동청소년 성폭력 제로존 선포식에 다녀왔습니다.

신문사 생일잔치와 아동청소년 성폭력 제로존 선포식이라... 모두들 이 2가지 사안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겁니다. 저 역시도 당혹스러웠으니까요! 신문사 창간기념식이라고 하면 으레 그동안 고생했다고 하면서 위로받고, 잘하겠다고 하고 끝나는 자리 아닌가요? 그런데 광명지역신문은 창간9주년 기념식에 모두를 모아 놓고 광명이 아이와 여성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면서 그것을 전국 최초로 선포했습니다.

여태 짧지 않은 삶은 살면서 '이런 경우도 있구나'하고 의아했습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했나싶어 행사에 참석한 지인들과 행사가 끝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신문은 이래야 한다는 또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해 준 자리였다', '왜 여태 다른 신문들은 이런 아이디어를 내지 못했나 아쉽다'는 반응들이었습니다.

신문은 우리 사회를 비추는 등대와 같다고 합니다. 등대가 배를 안전하게 안내하듯 광명지역신문도 우리 사회를 올바른 길로 이끄는 등대로서, 우리 모두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광명을 만드는데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고, 전국최초로 시민들과 유관기관들이 합동으로 성폭력 제로존을 선포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누구나 느끼실겁니다. 아이들에게 누군가 다가오는 것이 두렵고, 여성들은 밤늦게 다니는 것이 무섭습니다. 광명지역신문이 만들어낸 이 선포식으로 모든 것이 확 바뀔 수는 없지만 이것이 전파되고, 또 전파되면 이 세상이 좀 더 살기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광명지역신문 홍석우 발행인은 기념사에서 '광명지역신문에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깃발은 광명지역신문이 들었지만 지역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 깃발을 꽂아달라고. 광명시민들은 생활 속에서 작은 관심과 실천을 약속하고, 지역활동가들은 더 힘을 내어 일하고,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이들은 시민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달라고. 광명지역신문은 이런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판을 만들겠다고 말입니다.

이번 선포식을 계기로 지역사회가 아이들의 안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또한 이 캠페인이 이걸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모두 동참해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희망합니다. 어떤 사안이 이슈화 될 때마다 반짝 홍보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고, 대책이라는 문구 아래 이런저런 대안들이 나오지만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어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신문사에서 생일을 자축하고 축하받는 창간기념행사보다 아동청소년 성폭력 제로존 선포식이 더 비중있고 의미있게 치러진, 그동안 제가 살면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이번 행사를 보면서 저는 매우 황당했었지만 한편으로는 광명지역신문이 무거운 사회적 책임감을 가진 언론으로 잘 자리매김하는 것이 기쁘고 고맙습니다.

아울러 우리 아이들이 즐겁고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공간도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른들의 여흥을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 지금은 우리 아이들에게 위해를 가하고 있으니 어른의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합니다.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간담회, 봉사하고자 해도 예산지원이 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어려운 여건, 이번 기회에 이런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지역사회 차원에서 진중한 고민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저희 감시단은 아이들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으로 매주 금요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 청소년 유해환경을 계도 순찰하면서 청소년들이 일찍 귀가할 수 있도록 봉사하고 있지만 그런 마음만 가지고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많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행동하고 봉사하는 활동가들에 대한 배려와 지원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아동청소년 성폭력 제로존 캠페인이 광명에서 대한민국으로 널리 퍼지길 바라며, 그 큰 획을 긋는 멋진 역사적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있었기에 저는 너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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