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이 바꾸는 세상 - 광명 YMCA 생협

“싼 것만 찾는 소비자들 때문에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일이 벌어지는 것 같아요.” 최근 중국산 납김치 파동에 대해 광명YMCA 생협 변희종 감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농산물이 비싸지만 건강한 가족을 위해서,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야죠.”

광명YMCA 생활협동조합(이하 광명YMCA 생협, 이사장 김혜란)은 주부들이 힘을 모아야 세상이 바뀐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가족의 건강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생활재를 매개로 구성된 모임이다.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 시작했다가 일주일에 2시간씩 먹거리, 환경을 공부하며 공동체를 생각한다. 우리 아이의 아이, 자손 대대로 이어지는 세상을 지금보다 적어도 나쁘게는 만들지 말자는 취지다.

광명YMCA 생협을 포함한 수도권 8개 지역은 등대운동을 통해 우리 땅을 지키고 농촌을 지키려 한다. 등대에서는 개개인을 촛불이라고 부른다. 개인은 아무 힘이 없지만 촛불이 등대를 이뤄서 함께 세상을 밝힌다는 의미다.

우리 농산물을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구입한다. 생산자와의 직거래 형식이므로 중간단계에서 상승하는 가격을 절약할 수 있다. 촛불들이 모여 1주일치 생활재를 공동으로 주문하고 한 곳으로 배송이 되면 각각 주문한 것을 나눠 가져간다.

번거롭지 않을까. 요즘처럼 전화 한통이면 즉시 집까지 배달해주는 세상에 공동주문이라니.. 그러나 약간의 불편을 감수해 얻는 게 많고 지금 당장 불편해도 익숙해지면 그것처럼 편한 게 없다.

광명YMCA 생협활동의 근간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신뢰다. 꼭 유기농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농약을 어쩔 수 없이 뿌려야 한다면 솔직하게 소비자에게 얘기해달라는 것이다. 믿을 수 있는 먹거리, 생산자의 양심을 신뢰한다. 생산자와의 만남, 생산지 견학 등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비싼 우리 농산물의 비용부담의 문제는 꼭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면 해결된다. 버리는 음식없이 적당히 먹는 것,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인스턴트를 사먹을 돈으로 아이들에게 간식을 만들어주자는 것이고 급식비를 조금 더 부담해서라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먹이자는 것이다. 돈 때문에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수입 농산물을 먹어야 하는 이웃들을 위한 대책마련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값싼 수입농산물이 밀려 오면서 농촌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한 쪽에서는 농사를 짓지 말고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한 산업만을 강조한다. 그러나 지금 손해를 보더라도 계속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는 수입 농산물을 싼 값으로 협상할 수 있는 것이다. 농민이 없다면 지금처럼 싸게 공급받을 수 있을까. 우리는 칼자루 뿐만 아니라 칼날도 쥐고 있지 못하는 것이 된다.

광명YMCA 생협회원은 현재 300명이다. 생협회원이 되려면 광명 YMCA 회원으로 가입하고 매년 회비 2만원과 조합 출자금을 내야 한다. 출자금은 탈퇴시 반환 받을 수 있다. 주부들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광명YMCA 생협은 나와 내 가족만이 아닌 이웃과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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