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조안나 수녀님

“소임을 다하며 살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줄까. 하나님 빽만 믿고 잘 되리라 믿어요.” 본명 조성갑. 조안나 수녀님은 왜 수녀가 됐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 수도자의 길에서 수녀님은 갈등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했다. 변화가 아름답기에 행복하단다. 수도자의 길,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길, 진실된 것이 무엇인가 두 갈래길에서 치열하게 고민했었지만 지금 수녀님은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확신한다. <편집자주>

                      ▲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조안나       관장. <사진 이정민>
▲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조안나 관장. <사진 이정민>
“안녕하세요?” 수녀님이 복도에서 마주치는 아이들과 인사를 나눈다.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말을 잘 못하거나 보행이 불편하거나 대인관계가 어렵고 학습능력이 떨어지곤 한다.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 어눌한 말로 같이 인사하고 걷게 되고 눈을 마주친다. 매일 5~600명의 장애아동들을 만나는 조안나 수녀의 일상이다.

“모든 사람이 완전하지 않아요. 마음이나 신체적으로 한두가지씩의 장애는 다 안고 있지요. 장애인이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아요. 그저 보행이 불편한 아무개씨, 자폐성향으로 대인관계가 어려운 아무개씨라고 해야지요.”

조안나 수녀는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이 개관하던 2000년부터 관장으로 일하고 있다. 광명에 살고 있는 장애우 엄마들의 요청으로 광명에 터를 잡게 됐다. 당시만 해도 광명에는 장애우를 전문적으로 돌보는 복지관이 없었다. 비장애우들 틈에서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아이들에 대한 대책이 시급했다.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은 스포츠 재활이 가능한 전국 최초의 복지관이다.

장애우와 그 가족이 겪는 고통은 크다. 복지관에서는 아빠 참여교실, 엄마 요가, 탁구교실, 장애우 사회성 적응프로그램 등을 통해 장애우를 둔 가정의 화목과 정보교류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관 시설은 한계가 있고 이용하려는 대기자들은 많은 것이 안타깝다.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새로운 프로그램의 개발이 절실하지만 아직은 자원이 부족하고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것도 해결할 과제다.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은 천원, 이천원씩 작은 정성을 보내주는 밝은 빛 후원회와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7~800명의 자원봉사자 덕에 유지된다. 의무감이나 압박감이 아니라 스스로 좋아서 자연스럽게 나누고 기부한다.

장애인은 무조건 돌봐줘야 한다는 생각에 봉사하던 이들은 곧 깨닫게 된다. 오히려 도움을 주려던 장애인들에게서 더 많은 것들을 얻었음을. 그리고 세상에는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을만큼 가난한 사람도 없고 남에게 받지 않아도 될 만큼 부자도 없음을.

“복지는 사람에게 주는 서비스지요. 물건은 잘못 만들면 불량처리하면 그만이지만 인간관계는 잘못하면 사람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게 됩니다. 정성을 다하고 긴장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할 겁니다.”

세상에 온 소임을 다하고 천국에서 하느님을 떳떳하게 만나고 싶다. 흔들림없이 겸손하게 일생을 봉사와 희생으로 사랑을 베풀며 사는 것, 이른 새벽 안나 수녀님의 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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