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19대 총선에서 광명을 보다

                                                                                   ▲ 홍석우 발행인
▲ 홍석우 발행인
예전에 철산동 다이애나 호텔 커피숍에서 전재희 국회의원을 만난 적이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일어서는데 전재희 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조만간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좋은 일? 하늘에서 돈이라도 한 뭉치 떨어지려나? 일주일 후에 ‘바다이야기 게이트’가 터졌다. 당시 광명은 경륜장이 들어서면서 광명사거리에 성인오락실이 난립하며 지역을 망가뜨리고 있었고, 광명지역신문은 성인오락실 난립규제와 경륜장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책임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을 때였다. 이후 성인오락실로 멍들었던 광명사거리는 제 모습을 찾았다.

2004년 KTX광명역 개통과 동시에 영등포 정차 움직임이 일었다. 영등포에서 지역 국회의원과 재벌그룹을 내세워 중앙정부에 벌인 로비는 엄청났다. 광명시민들은 국책사업 취지에 어긋난 영등포 정차를 반대하고, 광명역을 살려야 한다며 연일 항의집회와 서명운동을 펼쳤다. 이런 논란의 종지부를 찍은 것도 전재희 의원이었다. 그는 당시 중앙부처 장관을 압박해 영등포 정차를 막아냈다. 물론 새마을호가 대폭 줄어들면서 지금은 출퇴근용 KTX가 영등포에 정차하기는 하지만 만일 그 때 전재희의 힘이 없었더라면 KTX광명역은 현재와 같은 모습도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힘의 논리에 좌지우지되는 우리 정치판에서 중앙정부와 인근 지자체들은 인구도 적고 땅덩어리도 작은 광명을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했었다. 틈만 보이면 좋은 것은 빼앗고, 나쁜 것은 광명 쪽으로 갖다 놓으려고 시도했다. 이런 위기 속에서 누가 뭐래도 힘있는 정치인 ‘전재희’는 광명의 많은 것을 지켜낸 역사다. 광명은 전재희를 '큰 정치인'으로 키웠고, 적어도 전재희는 지역이 망가지고 조악해지는 것을 방관하지 않았다.

3선의 전재희가 낙선했다. MB정권에서 장관을 했다는 이유로, 지역에서 오래 봐왔다는 이유로 바람에 밀렸다. 선거라는 것이 민심의 표출이니 다시 선택받지 못하면 물러나야 하고, 정치신인의 역량이야 겪어봐야 알겠지만 광명에서 ‘전재희’만한 정치인을 다시 배출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어쩔 수 없다.

KTX광명역 활성화, 역세권 개발, 보금자리 사업, 복지시설 확충, 교통대책 마련 등 광명은 할 일이 많고, 중앙부처와 맞설 일도 많다.

지역의 미래가 결정되는 보금자리사업만 해도 광명시가 국토해양부, LH와 나란히 협상테이블에 앉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답답한 현실에서 군사타운 이전, 산업단지 조성, 보상 및 이주대책 마련, 보금자리 지하철 도입 등 광명의 목소리를 중앙에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국회의원이다. 국회의원이라고 다 같은 국회의원은 아니다. 그나마 힘을 가진 국회의원이 움직여야 중앙부처도 귀를 기울이고, 맘대로 하지 못한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든, 혹은 ‘전재희’라는 정치인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지금처럼 광명에 여러 가지 중요한 사안이 있는 시점에서 광명이 ‘전재희’를 잃은 것은 그동안 가지고 있던 든든한 ‘빽’을 잃은 것과 같다.

어쨌든 선거는 끝났다. 한쪽은 광명에서 시, 도의원, 광명시장을 거쳐 국회의원 재선에 도전한 백재현 의원을 다시 선택했고, 또 한쪽은 3월초 광명으로 이사 와 ‘MB심판과 변화’를 외친 변호사 출신 이언주 후보를 선택했다.

선거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다. 이번 선거에서 광명시민의 선택을 받은 이들이 나라와 지역을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뛰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99% 서민이 잘사는 대한민국, 광명에 산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명품도시 광명! 당선의 기쁨은 잠시 접어두고, 앞으로 4년간 광명시민들과 약속한 공약들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진중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광명에는 연습할 시간이 없다. 나는 광명의 모든 정치인들이 광명시민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만간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