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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는 현장 잡아야 이혼 되나?장현준 변호사의 생활 속 법률상식
  • 장현준<변호사 장현준 법률사무소 대표, 본지 자문위
  • 승인 2012.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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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현준 변호사
명절이 지나고 나면 이혼 상담이 많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이건 도저히 안되어서 이혼을 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사건은 사실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대부분 상담만 하고 돌려보내는데 그렇게 돌려보낸 분들을 길거리에서 만나 제가 잘 계시냐고 여쭤보면 그냥 산다고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어찌보면 제가 홧김에 하는 이혼을 막아 광명시의 이혼율을 높이지 않는데 일조를 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혼과 관련하여 우리 민법에서는 이혼 사유로 6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이혼이 가능합니다.

이혼 후 재산분할이나 자녀양육 문제는 추후 칼럼에서 보충하기로 하고 보통 이혼 그 자체에 대해서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것은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가출신고 후 장기간의 시간이 흐르면 자동이혼이 되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데 이는 위 5번째 사유를 원인으로 한 재판상 이혼으로서만 정리할 수 있을 뿐 자동이혼이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두 번째로 배우자의 부정행위와 관련하여 ‘바람피는 현장을 잡아야 이혼이 되는 것 아니냐’고 더러 물으시나, 우리 법원에서는 그럴 필요까지는 없고, 각종 정황증거들, 계속 전화통화를 밤늦게 한 흔적이 있거나, 통화기록을 확인하니 2명이서 같은 자리에 있는 현상이 오랫동안 계속되거나, 주위 직장동료나 이웃들에게 밤늦게까지 수차례 함께 있는 것이 발견되어 말이 나왔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계속 있는 경우들 등 간접적인 정황 사실 등을 모두 종합하여 부정행위를 인정하는 경우도 대다수 입니다.

세 번째로 배우자가 질병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특히 정신적인 질환이 문제가 되는데 우리 법원은 원칙적으로 함께 간호하고 건강이 좋아지게 해야하는 것이 부부이지 병들었다고 상대방을 버리게 할 수는 없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의부증 내지는 의처증도 정신병으로 볼 여지가 있으니 비슷하다고 볼 것입니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회복될 수 없는 질환으로서 그 질환의 치유를 책임지게 하는 것이 어느 한쪽 당사자에게 너무도 큰 희생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아주 드물게나마 이혼사유로 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상은 부부상태이나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이혼을 한 경우 나머지 배우자가 바람을 피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 혼인신고를 하려 하는 경우 기존의 이혼신고를 취소할 수 없느냐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 법원은 이혼신고 당시 혼인신고의 효력을 없애려는 이혼의사의 합치는 당연히 있었다고 보고 이혼 후 상대방이 부정행위를 한다고 하여도 기왕의 이혼신고를 취소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입니다. 따라서 사실혼 관계로 보호할 수 있는 지는 별론으로 하고 기왕의 이혼신고를 허위신고라고 우기면서 돌이킬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결혼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겪어 본 이혼사건들은 법정에서 드러날 수 있는 희대의 사기극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이혼을 하든 하지 않든 부부에게는 상처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화려한 돌싱도 좋지만 초라한 부부가 최고의 선택은 아니어도 최선의 선택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이혼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하시길 추천합니다.

광명지역신문, JOYGM

장현준<변호사 장현준 법률사무소 대표, 본지 자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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