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페 '경기광명시 엄마들의 모임'

흔히들 광명이 지역애착심없는 동네라고 말한다. 서울과 인접한 생활권으로 인해 좀 살만하다 싶으면 서울로 이사를 가버린다. 광명에 사는 이들이 광명에서 계속 살고 싶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남편따라 광명으로 시집왔다는 김민정씨(32). 아는 사람이 없다. 외롭다. 광명이 싫다. 이사를 가려고 집을 내놨지만 그마저 팔리지 않는다. 그냥 눌러앉기로 한다. 이제는 친구를 찾아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드디어 찾았다. 다음카페 경기광명시엄마들의 모임( http://cafe.daum.net/gmmom)이 바로 그것이다. <편집자주>

다음카페 경기광명시엄마들의 모임은 현재 1200명이 넘는 회원을 자랑하고 있다. 2003년 문을 연 이 카페는 광명에 살고 있는 주부만 정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말그대로 토종 광명시 주부여야 한다. 엄마는 엄마대로 아기들은 아기들대로 친구를 만든다. 친목을 도모하고 정보를 나눈다. 뜻이 맞거나 사는 동네가 비슷하면 만나서 스스럼없이 친구가 된다. ‘아이’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어서 함께 모여 만든 하나의 지역공동체다.

이 카페의 주인장은 김현진씨다. 나이 서른에 다섯살짜리 딸을 둔 엄마다. 그는 작년 7월부터 이 카페를 맡아서 운영하고 있는 카페의 세번째 주인장이다.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오지랖 넓게 뛰어 다닌다. 밝고 시원시원한 성격에 뭘 숨기는 걸 못한다. 회원들의 불만사항이 없는지 꼼꼼히 체크한다. 집안 살림은 안해도 이 일만은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는 열정파다. 가끔 이런 것을 몰라주는 이들이 있으면 섭섭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그래도 꿋꿋하게 안방마님 역할을 해낸다.

이 카페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모임이 더 활성화되어 있다. 영어모임, 교육품앗이, 체험학습 등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것부터 임신, 육아 정보, 나들이 모임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광명시 엄마들은 무슨 생각들을 하면서 살까. 많은 주부들이 결혼 후 직장을 포기한다. 아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 카페 운영진으로 일하고 있는 김희순(31)씨는 기회가 되면 다시 직장생활을 하고 싶다.

주부들이라고 해서 지역현안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들이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이유는 구심점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이들이 더 탄탄히 뭉친다면 지역이 주부들 중심으로 재편되지 않을까.

가끔은 흐린 하늘을 보며 감상에 빠진다는둥, 아기가 처음으로 ‘엄마’라고 말할 때 기뻐 날뛰었다는 얘기. 남들이 들으면 뭐 그런 유치한 이야기들을 할까 생각할지 모르지만 ‘엄마’이기에, ‘여자’이기에 통하는 공감대가 있다.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어 광명이 좋다.

광명에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자라서 이곳에서 일하는 살기좋은 광명은 이런 지역공동체가 모여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경기광명시엄마들의 모임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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