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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기죽지 않는 젊은이에게일지서적 구무환 대표 추천도서 <표백>
  • 구무환 <일지서적 대표 / 본지 자문위원>
  • 승인 2011.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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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강명 | 한겨례 출판사 | 11,000원

우리 세대를 칭하는 단어가 하나 더 나왔다. 이름하야 "표백 세대"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어 이렇게 설명한다. 그러니까, 큰 꿈 없는 세대에 관해서 말이다.

우선 한국이 선진국이 되어가면서 사회체제가 안정되고 1970년대나 80년대처럼 파이가 많이 남지 않았다. 각 조직의 관료화가 완료돼 조직 내 세대교체가 쉽지 않아졌고, 새로운 일자리는 대게 서비스업에서 만들어지는 단순 노동거리다.

게다가 과거 세대들이 민주주의라든가 자본주의 정착 등의 중요한 역사적 과업도 이미 달성했기 때문에 별로 할일도 없다. 성적 소수자 보호, 동물 보호 등의 사소한 일들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이 세대는 큰 꿈을 가질 수 없게 됐다. 진짜 혁명이고 영광스러운 일들은 이미 김구라던가, 링컨이라던가, 마틴 루터 킹 같은 사람들이 다 해버렸다는거다. 이러한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포부를 지니며 살아야 하는가?

"더 이상 할 게 없다" 라는 단언을 전제하면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행동은 무엇인지 묻는 것조차 허무해진다. 끝없는 허무, 그야말로 그냥 도화지도 아니고 표백된 흰 도화지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스스로를 지우는 것이다.

소설 "표백"은 제 16회 한겨례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데뷔한 작가의 첫 작품이다. 현재까지도 기자로 일하고 있는 작가의 문체는 날카롭고 직설적이며 현실적이다. 현 사회의 아픈 부분을 가감 없이 묘사하고, 그가 묘사하는 현실은 너무 적나라해서 무시하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표백되어진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어쩌면 또 다른 나, 혹은 너 인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의외로 생동감 넘친다. 표백되어진 사회 속에서 빠르게 자신의 페이지를 채워나가는 이들이다.

그래서인가 빠른 속도로 한번 보면 읽히는 이 책은 허무한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박진감 있고 강렬한 내용으로 그려낸다. 88만원 세대라는 말을 하도 들어 이제 그 말을 들어도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을 만큼 강단 있는 젊은이들에게 권한다. <자료제공 : 일지서적 02-2613-2744>

광명지역신문, JOYGM

구무환 <일지서적 대표 /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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