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은숙 <국제로타리       3690지구 총재>
▲ 최은숙 <국제로타리 3690지구 총재>
미국의 크고 작은 단체들로부터 매년 사회공헌도 1위로 평가받고 있는 월마트의 기부철학은 의외로 간단하다. 월마트 리스마이어 이사장은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지역사회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기업이익의 환원이라기보다는 건전하고 풍요로운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 회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는 마케팅 전략도 여기서 비롯된다. 이제 기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것이다.

가끔 시장통에서 평생 고생하며 모은 수억 또는 수십억을 사회에 기부하는 할머니 이야기를 매스컴에서 접하곤 한다.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나 재난 재해로 인한 이재민 돕기는 연례행사처럼 치러진다.

물론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의 기부문화는 일회적, 감정적으로 끝나버린다는데 있다.

나눔은 습관이다. 나눔이 삶의 일부가 되고 남을 돕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야 지역 공동체는 발전한다.

미국에서는 기부금을 내면 소득의 10%의 세금을 공제하고 일본은 25%를 공제해준다. 우리나라는 법정기부금이나 지정기부금에 한해서만 5%의 공제혜택이 있다. 내가 낸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여지는지도 투명하지 못하다. 이것은 오른 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미덕인 우리나라에서 기부문화가 정착하지 못한 이유다.

광명은 어떨까? 사실 광명에 사는 ‘부자’들은 기부에 인색하다. 아니 기부에 인색하다기보다 기부문화에 익숙치 않을 뿐더러 뭔가 좋은 일을 해도 ‘뒤에 무슨 꿍꿍이가 있겠지..’라는 의심스런 눈초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지역사회 분위기 때문에 돈을 가진 사람들도 내놓기가 쉽지 않다. 돈을 가진 사람들이 돈을 낼 수 있는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광명에서 ‘독지갗를 찾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복지관이나 각 사회단체에서 어려운 이들을 위한 독지가를 찾아나서려 하지만 마땅한 이를 찾기가 만만치 않다. 지역사회의 자원동원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독지가의 도움으로 대학을 다녔다. 그다지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에 형제도 많았던 내가 계속 공부를 하는 건 사실 불가능했었다. 나는 그 분이 내 인생의 스승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나눔을 실천하는 계기가 됐다.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부른다. 도움을 받은 이는 다른 사람에게 베푼다. 이렇게 시민사회는 성숙하고 계층간의 격차는 줄어들며 삶의 질은 높아진다.

나는 몇평의 아파트에 사느냐보다 남을 위해 얼마나 돈을 쓰느냐가 중산층의 판단 기준이 되는 사회를 꿈꾼다. ‘부자’와 ‘잘 사는 것’은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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