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 독자에게] 시정홍보는 시장홍보?

광명시 공보담당관실의 부적절한 행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시정을 알리는 ‘광명소식지’는 1면부터 5면까지 양기대 시장의 사진으로 도배되고, 광명시가 아니라 양 시장이 모든 것을 한 것처럼 포장했다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법 위반으로 경고를 받습니다.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검찰에 고발됩니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공보담당관실은 시정을 비판하는 지방, 지역언론사들을 겨냥한 사설을 광명소식지에 게재합니다. 사설이라는 것이 신문이나 잡지에서 글쓴이의 주장이나 의견을 내놓는 논설입니다.

시정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민들에게 배포되는 소식지, 홍보지가 마치 신문인 양 사설을 게재하는 듣도 보도 못한 상황에 일반시민들조차도 황당해합니다. 이것은 시의회에서 문제가 제기되자, 공보담당관이 직접 쓴 것으로 확인됐지만 정황을 알리 없는 대다수의 시민들은 시장이 쓴 것으로 오인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보담당관실의 건넘는 행동은 양기대 시장을 마치 언론사 사주 노릇을 하려는 이상한 사람으로 치부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시의회 예산심의에서 공보담당관은 “광명시를 홍보해주는 언론사에게 광고비를 주겠다”고 말했다가 문현수 시의원에게 “시 입맛에 맞는 언론사에게만 광고비를 주겠다는 거냐”며 면박을 당합니다. 행정광고비를 언론사에게 재갈을 물리는 비용으로 생각하는 듯한 편협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공보담당관실은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사에게는 시 홍보를 위한 보도자료도 보내지 않습니다. 시정 홍보를 위해 예산까지 늘리겠다고 하는 공보담당관실의 이중적인 행태입니다. 공보담당관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 000과 공무원 000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 줘.” 인간은 공무원이 될 수 없다는 건지, 공무원은 인간이 아니라는 건지, 아니면 윗선에 잘 보이기 위해서 공무원은 인간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건지 알 수 없지만 공보담당관실의 직무유기는 광명시 홍보정책이 얼마나 잘못 되어 가는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렇게 웃지 못할 행태와 마인드의 문제가 드러난 공보담당관실은 올해보다 예산을 40% 증액 편성했습니다. 경기침체로 광명시 전체 예산규모가 159억원이나 감액 편성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시의회에서는 “공무원이 시장을 포장하려는 마음은 알겠지만 시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시의 입장만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사람들은 "양기대 시장이 시민들이 뼈빠지게 벌어서 낸 혈세를 가지고 본인을 홍보하기 위한 언론사를 차리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비아냥거립니다.

자칫 일부 공무원들의 과잉 충성심은 수장을 보필하는 것이 아니라 수장을 망신시키고, 큰 위기에 빠뜨리는 일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있습니다. 수장이 과잉충성이란 달콤한 유혹에 빠져 눈과 귀가 멀면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의 공무원들은 일할 의욕을 상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취임 6개월에 접어 든 양기대 시장은 요즘 지역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그 동안 강조해왔던 소통을 실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공직사회부터 바로 잡아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긴 어느 조직에나 줄서기 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백재현 시장 때 시댁이 전라도라고 떠들고 다니다가 이효선 시장이 취임하자 시댁 얘기는 쏙 들어가고 고향이 경기도라고 했다는 어느 공무원의 이야기가 광명시 공직사회에서 회자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공무원은 지금 다시 시댁을 들먹이면서 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