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 - 공개된 이야기보다 재밌는 비하인드 스토리]

공개된 이야기보다 더 재밌는 숨겨진 기사 속 비하인드 스토리…광명지역신문 창간 7주년, 몇 가지 이야기들을 공개합니다.

                      ▲ 2003년 성애병원 노조       총파업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병원이 1998년 IMF때 일회용 주사기를 재활용할 것을 지시했다'는 간호사들의 증언이 본지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사진은 성애병원 총파업 집회.
▲ 2003년 성애병원 노조 총파업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병원이 1998년 IMF때 일회용 주사기를 재활용할 것을 지시했다'는 간호사들의 증언이 본지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사진은 성애병원 총파업 집회.
성애병원의 일회용 주사기 재활용 사건이 보도된 것은 2003년 10월 광명지역신문이 창간한 직후였다. 당시 성애병원 노조는 임금인상과 근무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하고 있었고, 사측은 병원으로서는 최초로 직장폐쇄로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광명지역신문은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노사갈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듣기 위해 노조측에 요구해 이 병원 간호사 10여명과 대화의 자리를 갖게 됐으며, 이 자리에서 간호사들은 1998년 IMF 때 일회용 주사기와 붕대 등 감염성 폐기물을 재활용하라고 병원에서 지시했고, 이를 따르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노사는 보도 직후 사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임금협상을 서둘러 마무리했다. 노조측은 기사에 대해 병원을 비판해야 하지만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는 것에 죄송하다는 이메일을 보내오기도 했다.

시민단체는 이번 일을 계기로 광명의 유일한 종합병원의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광명지역신문의 요구에 형식적으로 공개질의서를 보내면서 “시민단체가 노조 편이라 이 문제에 나설 수 없고 역량도 부족하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환경부와 보건복지부는 폐기물관리법 위반이냐, 의료법 위반이냐를 두고 신경전만 벌였으며, 시청과 보건소 역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병원 관계자에게 주사기 재활용 여부를 구두로 확인하는데 그쳤다. 또한 당시 백재현 시장은 병원 문을 닫게 할 수 없지 않느냐고 했고, 일부 시의원들은 무료건강검진 서비스를 이 병원에서 해준다는 이유를 들어 문제 제기를 꺼려 했다.

이런 지역사회의 대응 탓에 병원 환경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묻혀졌다. 성애병원 사건은 초창기에 광명지역신문이 지역사회의 문제점과 이곳에서 움직이는 이들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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