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 독자에게] 일 터지면 숨기에만 급급한 정치인

명색이 국토해양위 국회의원인 백재현 의원은 국토해양부에서 영등포역 정차가 발표되는 순간까지 전혀 몰랐답니다. 이건 누가 뭐래도 백 의원이 그 쪽에서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으로밖에 볼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도대체 국토위에서 어떻게 의정활동을 했길래 해당 상임위 국회의원에게 한마디 보고도 없이 이런 일을 결정했는지 궁금합니다. 이건 기자가 낙종한 것보다 더 쪽팔린 일입니다. 한마디로 물 먹은 셈이지요.

광명지역신문은 최근 벌어진 광명역 문제와 보금자리 보류와 관련해 전직 시장 출신의 정치인인 전재희, 백재현 의원과 이효선 전 시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백재현 의원은 인터뷰를 하겠다고 했다가 사전질문서를 보고 겁을 먹었는지 입장을 번복합니다.

질문서에는 광명역 문제를 몰랐다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물론 장관 출신인 전재희 의원에게도 마찬가지 질문이 들어 있었습니다. 백 의원은 “질문에 가시가 있는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것”이라고 변명하면서 인터뷰 하는 것을 난처해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잘못을 하고도 시간이 가면 다 해결될 것이란 근거없는 믿음이 어디에서 생겨난 것인지 모르겠지만, 광명사람들의 표로 시의원 4년, 도의원 4년, 광명시장 8년을 거쳐 국회의원 뱃지까지 달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이 이런 사안에 대해 입장 표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그에 대한 신뢰를 확 깨져 버립니다.

저는 지역주민들의 손에 의해 일할 기회를 부여받은 정치인이라면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잘못을 했으면 인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솔직하게 주민들에게 보고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합니다.

일이 터지면 숨고, 잠잠해지면 나타나는 정치인의 얌체 근성과 비겁함에 사람들은 속지 않습니다.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술이나 마시고, 악수나 하고, 이렇게 똥 싸고 대충 뭉개며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하는 게 인간적인 매력이라 착각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이렇게 책임만 회피하려는 사람이 과연 정부를 상대로 무엇을 해낼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러니 국토부에게 무시당하고, 같은 국토위 소속 영등포 전여옥 의원이 왜 광명 때문에 영등포가 손해를 봐야 하느냐는 유아적 발언에 논리적으로 따지지 못하는 것 아닙니까.

정치인이 제대로 일해야 시민들 자존심이 삽니다. 그래야 정치인들의 생쇼를 위해 시민들이 강제동원되어 국토부 앞에서 앵벌이하는 일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 아직도 얼굴만 가린다고 엉덩이까지 안 보인다고 생각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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