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들이 못 버티는 나라"

                      ▲ (주)태광프랜트 고장길       대표
▲ (주)태광프랜트 고장길 대표
“이렇게 기업하기 어려운 시기에 원래 주던 감면 혜택마저 없앤다니 정부에서 기업인들에게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밖으로 내몰고 있어요.”

(주)태광프랜트 고장길 대표<사진, 60>는 수도권에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혜택을 폐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태광프랜트는 광명 일직동과 안산 부곡동에서 도시형 소각장 부대설비를 제조하고 있다. 83년 설립돼 벌써 20년이 넘게 한 길을 가면서 기술개발을 목표로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한다.

요즘 그는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기계 제조업의 경우 IMF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고 천정부지로 솟는 인건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의 정책도 기업인들이 기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지 못하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따라 감면혜택을 받자고 지방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지금처럼 최악의 상태에서 이전비용을 지출하는 것도 문제거니와 직원 이주 문제, 물류비 문제 등 들어가는 부대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다.

고장길 사장은 “경제가 좋을 때는 몇 푼 되지 않는 세금감면이지만 지금처럼 최악의 상태일 때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수도권에 있는 기업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기는 것”이라며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시기에 이런 조세 정책을 취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상황이 좋지 않다고 사업을 중도에 포기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호소한다. 마지못해 중국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고 대표는 “중국 청도, 심천, 천진 등은 한국인들이 만든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중국인들은 기술을 배우고 나면 말을 듣지 않고 공장을 통째로 뺏기는 경우도 있는데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지금 당장 몇 년을 버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에 울화통이 터진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에서 기업인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 용기를 주는 것이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젊은 시절, 땀으로 일군 터전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예순살 기업인의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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