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역 활성화를 위한 제언 - 백남춘

철도공사 사장의 광명역 폐쇄 발언으로 세상이 시끄러웠다. 광명시 거리 곳곳에 현수막이 걸리고 철도공사와 이철 사장의 홈페이지에는 망언을 규탄하는 메세지들이 가득찼다. 시민들은 모두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광명시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답답한 것은 광명은 아직도 정치적이지 못하다는데 있다. 영등포 정차반대, 광명역 폐쇄 반대라는 구호를 외치지만 중앙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설득할만한 자료도 증거도 없다.
광명역이 당초 시발역으로 계획돼 있었으니 그렇게 해야 한다거나 영등포가 복잡한데 왜 고속철을 세우느냐의 말싸움으로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는데도 논리개발을 위해서는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니 외부에는 지역이기주의로 비춰진다.

여기서 우리는 철도공사가 왜 광명역 폐쇄라는 비상식적인 카드를 꺼냈는지 생각해야 한다. 공사로 전환되면서 정부 지원도 받지 못하고 부도 위기에 처해 있는 철도공사로서는 정부의 무책임한 행정의 산물로 인식되는 ‘광명역'을 협상의 마지막 카드로 삼은 셈이다. 정말 광명역을 폐쇄하겠다기보다 ’광명역‘을 건드려 정부를 압박하면서 부채를 탕감하거나 지원을 받자는 다분히 정치적인 속내가 포함된 것이다.

광명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은 터졌고 광명시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협상을 광명 쪽에 유리하게 끌어들이느냐에 있다. 철도공사가 광명을 이용하듯 우리도 철도공사를 이용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연계교통망의 미비는 광명역이 시발역으로서의 기능을 못하게 하고 영등포 정차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다. 신안산선, 제2공항철도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철도공사 사장의 발언은 광명시와 철도공사가 광명역 연계교통망에 대한 조속한 대책을 건교부에 요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독불장군처럼 틀어쥐고 시민들의 항의 집회를 바라고 있을 것이 아니라 세련되고 합리적으로 싸워야 한다.

용역을 해서라도 국책사업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논리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가 말뿐이 아닌 광명역 활성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예산을 지원할 수 밖에 없도록 여론을 몰아가야 한다. 광명역 활성화는 사업 수행과정에서 틀어져버린 국책사업의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길이며 철도공사 뿐만 아니라 광명시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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