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양 시장 정신차리고 현실 직시해야

                      ▲ 홍석우 <광명지역신문       발행인>
▲ 홍석우 <광명지역신문 발행인>
취임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양기대 시장의 비상식적인 행태가 연일 지역사회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미꾸라지 한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리고,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는 속담처럼 양 시장의 도를 지나친 시장 노릇에 지역사회는 분열되고 점점 후퇴하고 있는 느낌이다.

힘이라는 것이 ‘나 힘 있소!’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일해야 생긴다는 기본적인 상식을 양기대 시장은 아직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아직 힘도 없는데 힘 있는 척 과시하려 하는 것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민망하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양기대 시장의 출발은 낙제점을 면키 어렵다.

광명의 가장 큰 현안은 보금자리개발이다. 정치인이라면 너도나도 명품자족도시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고, 양 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최근 광명-시흥 보금자리지구내 대규모 군사타운 조성계획에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미 국토해양부, LH공사와 국방부의 협의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 확정이 임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을 광명시민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주민과 소통하고,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며 기자회견을 밥 먹듯이 해대는 양 시장은 군사타운 조성계획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를 함구했다.

“시흥 쪽 일이라 고민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며, 담당공무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양 시장의 행태는 어처구니가 없다. 화려한 것은 앞에 나서서 언론플레이를 하고, 껄끄러운 일은 정면에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가 비겁해 보이기까지 한다.

불과 며칠 전 시흥시장과의 만남을 통해 공조를 약속하며 기념사진까지 찍어 놓고, 군사타운 조성이 시흥시 문제라서 고민하지 않았다고 변명하는 생각없는 시장을 믿고 일을 맡겨도 좋을지 광명시민들은 골치가 아프다. 원외위원장 시절의 그를 생각하면 아예 예상치 못했던 일은 아니었지만 공부하지 않고, 앞에서만 알아 듣는 척 “네. 네”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양 시장의 밑바닥이 속속들이 드러나는 셈이다.

일단 군사타운이 들어서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명품자족도시는 커녕 슬럼가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보금자리는 광명의 마지막 보루다. 이 곳이 개발되면 이제 광명에는 개발할 땅이 없다. 보금자리는 광명시민들이 평생 모아 온 재산권이고, 광명의 미래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양 시장은 이런 고민을 해 봤을까. 그에게 광명을 이끌어갈 수장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밖에서는 이렇게 급박하게 지역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일들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양 시장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이 있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차례 낙선한 경력 외에 지역사회에서 단 한번도 책임있는 정치를 할 경험이 없었던 양 시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지역단체들에 대한 표적감사였다. 단체장과 월급을 받는 직원 자리를 선거에서 도와준 지인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작업이라는 비판이 일었고, 예상했던 인물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 일이 아니라 측근심기와 보복에 열중하는 것 같은 시장에 대한 지역사회 불만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양기대 시장의 최우선 과제는 특정지역사람들이 주축인 주변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시장이 됐다는 행복감에 너무 오래 도취된 나머지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것 같다. 그렇게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 안타깝다.

상황이 이쯤되면 광명시민들은 더 이상 양기대 시장에게는 기대할 것이 없어진다. 시장이란 자리는 뻐기고 과시하는 자리가 아니라 사람들을 아우르는 자리다. 지역통합에 앞장서야 할 시장이 오히려 지역을 모래알갱이처럼 분열시키면 안된다.

양기대 시장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중앙권력의 일방적인 밀어부침에 짓밟힐 위기에 처한 광명의 자존심을 세우고, 흩어진 지역사회 동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그것이 수장이 할 일이고, 힘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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