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욱현의 건강칼럼

“건강하셨던 어머니께서 갑자기 기억력이 약해지셨습니다. 가족도 잘 알아보지 못하십니다. 병원에서 치매 판정 후 약을 드시는데, 앞으로 어떻게 어머님을 모셔야 할지 캄캄합니다. 자식 입장에서 너무 큰 불효라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르신을 모시는 집이라면 있을 수 있는 사연입니다. 진료실에서 어르신을 모시고 있는 가족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하지만 힘든 일상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현재 알려져 있는 치매의 원인 질환은 약 70여종이며, 퇴행성 신경질환인 알쯔하이머병 40~50%, 혈관성 치매 10~20%, 혼합형 10%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알쯔하이머병은 서서히 인지기능의 저하를 보이는데 초기에는 물건을 둔 장소나 약속을 잊다가 중기에 들어서면 금방 했던 일이나 들었던 것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고, 길을 잃고 헤매는 등 기억력이 현저히 감퇴됩니다. 말기에는 생일이나 고향, 자녀 이름도 혼동하고, 심지어는 가족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게 됩니다.

뇌졸중 후에 치매가 발생하는데 이를 혈관성 치매라 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인지기능에 장애를 보이며, 계단식으로 악화됩니다. 또한 안면마비, 시야결손, 구음장애나 연하 곤란 같은 신경징후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고지혈증, 흡연, 비만 환자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은 기억장애, 언어장애, 방향 감각 저하, 계산력 저하, 성격과 감정 변화입니다. 치매는 대부분 65세 이후에 발병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예외적으로 30~40대에 발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식습관 및 생활 습관 변화로 젊은 충에서 성인병이 늘면서 청년 치매가 증가되는 추세입니다.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일찌감치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치매도 원인에 따라 완치가 가능할뿐만 아니라 발병 초기에 사용하면 인지기능 장애를 개선시킬수 있는 약물도 있습니다. 치매를 야기하는 다양한 질환 중 완치 가능한 치매는 약 10~15 % 정도로 추정됩니다.

대상성 치매, 뇌종양에 의한 치매, 영양결핍에 의한 치매 등은 원인을 알면 완치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혈관성 치매는 일단 발병하면 진행을 지연시키는 것 외에 치료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고혈압, 흡연,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 심장 질환을 사전에 치료하여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알쯔하이머병은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진행을 지연시킬수 있는 인지 기능 개선제가 흔히 사용됩니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중요합니다. 콜레스테롤이 적고, 항산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 C, 비타민 E, 셀레니움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면 뇌세포 노화를 지연시킬수 있습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 심장 질환,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 위험 인자의 조절이 중요합니다. 적절한 운동과 금연, 절주는 필수입니다. 또한 독서, 글쓰기, 그림 그리기 등 정신활동을 지속하면 신경세포들이 자극되어 퇴행성 변화가 더디게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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