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배지 영원하다는 오만함은 이제 그만

이렇게 대놓고 말하면 욕을 바가지로 먹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남에게 무시당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습게 보이니 대접을 받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다뤄도 참고 넘어갈 것 같으니 잘못을 저지른 상대방이 상식적인 예의도 갖추지 않습니다. 만만하게 보이는 건 정말 기분 나쁜 일입니다.

6월 2일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많은 잡음이 발생한 것은 지역주민들을 만만하게 생각하며 무시해 버리는 정치인의 안이한 생각 때문이 아닐런지요. 표를 먹고 살면서 지역주민을 무시하는 정치인의 수준도 떨어지거니와 그 정도 급의 정치인에게 유린 당하며, 오랜 세월을 살아 온 광명시민들 역시 똑같이 급이 낮은 사람들로 치부되어 버리는 현실에 화가 납니다.

광명시장을 거쳐 국회의원의 자리에 오르고, 개인적 영달을 얻은 이 두 정치인들은 지역을 무시해도 시간이 지나면 시민들이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악수 한번, 눈 인사 한번에 감격한 채 다시 자신에게 표를 찍어줄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여깁니다. 그러니 그동안 광명에서 정치를 하고, 이를 발판으로 출세를 하기란 누워서 떡 먹기 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을까요?

우리 정당공천이 책임공천이 아니라 원칙과 명분이 없는 사천으로 전락하는 이유는 국민을 물로 보고, 권위의식에 사로 잡힌 정치인들과 이들의 짓거리가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인물’이 아니라 ‘정당’만을 보고 한 표를 찍어주는 참을성 많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책임을 지지 않고도 반성할 줄 모르고, 잘못을 했어도 시간만 때우면 넘어갈 것이라 여깁니다. 불법으로 돈 경선을 하는 것을 묵인하고, 합당한 근거없이 측근들에게 묻지마 공천을 주고도 잘못을 모릅니다. 이들은 광명시민이 아니라 자신과 가까운 당원들 배불리는데에만 신경을 쓰는 모양입니다.

정당공천제하에서 무소속으로 출마를 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광명에도 이효선 현 시장을 비롯해 몇몇 무소속 후보들이 부당공천에 맞서 배수진을 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 정당이 공천이 아닌 사천으로 생활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을 줄세우려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무소속이 인물면에서 더 낫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단지 이들의 외침을 비단 개인적인 불만으로 치부하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너무 많습니다.

광명에서도 이런 정치현실을 바꿔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배지가 마치 자신의 전유물인양 오만하게 행동하는 정치인에게 제동을 걸고, 깐깐하게 따질 줄 아는 유권자들의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가 갑구 백재현 - 을구 전재희라는 타성에 젖은 정치판을 갈아치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만만하지 않은 시민의식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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