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사진이 더 빛을 발하는 이유

그는 역사의 소중함을 안다. 그는 과거가 현재를 반영하고, 미래를 예측한다고 말한다. 놓쳐 버린 순간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 순간이 아니면 남길 수 없는 기록들을 꼼꼼히 챙겨 두려 애를 쓴다.

                      ▲ 광명시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싶다는 윤한영 사진작가는 17년간 시정홍보업무를 담당해온 광명시 공무원이다.
▲ 광명시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싶다는 윤한영 사진작가는 17년간 시정홍보업무를 담당해온 광명시 공무원이다.
광명시청 공보담당관실 시정 홍보담당자로 근무하는 윤한영(41), 그가 바로 주인공이다. 그는 한국사진작가협회 광명시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윤한영 사진작가는 1993년 광명시 공무원으로 발을 들여놓은 이래 17년간 시정홍보업무를 성실하게 담당했다. “이효선 시장님을 비롯해 역대 6명 시장님을 모두 모셨지요.” 그는 시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공무수행모습을 담았고, 시 행사를 빠짐없이 스케치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열심히 광명시 곳곳을 다닌다. 관용차가 부족했을 때는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어깨에 메고 이륜 오토바이를 타고 도덕산과 구름산 오솔길을 오르다 골절상을 당하기도 했고, 시위대를 촬영하다 계란 세례를 맞은 기억도 있다. 광명재래시장 화재로 연기 속을 헤매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수십층 되는 건물 옥상에 안전장비도 없이 올라가 축제 현장을 담아냈다.

사람들은 그를 두고, ‘편하게 일하면 되지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뭐가 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알아주는 이가 많지 않아도 아찔한 위험을 무릅쓰고 사진을 찍는 것은 시민들에게 광명의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확인시켜주고, 후대에 남기기 위한 작업이다. 그의 사진은 그래서 더 자존심이 강하고, 더 빛을 발한다.

2011년 광명시 개청 30년을 맞아 요즘 그는 옛 사진자료들을 모아 ‘개청 30년 어제와 오늘 사진전’을 계획 중이다. 광명뉴타운과 재건축, 재개발 등으로 곧 사라질 광명시의 모습을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번듯한 아파트들이 들어서기 전에 찍어둬야 할 것이 많다.

광명시가 과거의 기록들을 남기는 일의 중요성을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깝다. 더욱이 사진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자신 밖에 없는 상황에서 더 많은 일들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그는 ‘찍사’가 아닌 깊은 철학의 잣대를 가지고 광명의 뿌리를 기록하는 사진작가로 남고 싶다. 눈으로만 보는 세상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는 세상을 사진 한 장에 담고 싶다. 개발로 인해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록, 광명의 현대사를 살아가며 광명의 밑그림을 그려온 이들의 삶의 애환과 문화의 소중한 일상들에 대한 기록, ‘사진’을 통해 사람들이 광명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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