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 없던 세계영어축구대회 사기논란..참가자들 환불요구

축구대회에 축구공도 없고, 심판도 없었다. 해외 축구팀과 영어원어민 교사는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당초 24일(금)부터 26일(일)까지 3일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2009 광명세계영어축구대회가 주최측의 약속불이행과 엉터리 대회진행으로 사기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회 첫날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대회 개막식에는 이효선 시장, 심중식 시의장 등이 참석했다.

(주)KDK(대표 김대건)가 주관하고, 광명시 체육-생활체육협의회가 후원한 ’2009 광명세계영어축구대회는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해외4개국 10개 유소년 축구클럽 참가 ▲원어민 영어교사와 하버드대학생 10여명의 홈스테이 ▲138강 축구 토너먼트 결과와 영어몰입식 학습프로그램 결과를 합산해 1등 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관람티켓과 영국왕복항공권 제공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약속도 어기고 대회운영도 엉망 .. 직원이 과로로 쓰러져서?

그러나 정작 이 대회에는 국내 61개 유소년 축구팀만 참석했을 뿐, 주최측이 약속한 해외 유소년 축구클럽과 원어민 영어교사들은 보이지 않았다. 영어캠프가 참가여부를 결정할 주요 내용이었지만 (주)KDK는 참가자들에게 이 사실을 미리 통보하지도 않았다.

개회식 후 시작된 축구대회는 더 엉망이었다. 축구대회에 축구공이 준비되지 않아 뒤늦게 공을 구입하러 가기도 하고, 심판 역시 배정되지 않아 우왕좌왕하면서 참가자들은 경기를 보이콧했다. 주최측은 “주문했던 축구공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며 “대회를 준비하던 직원이 24일 당일 과로 때문에 쓰러져 대회에 차질을 빚었다"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하기도 했다.

참가비 환불요구 소동에 경찰조사까지 .. 돈 없어 환불 제대로 될까?

학부모들과 축구감독들은 “기본적인 것 조차 준비하지 않고, 당초 약속도 어겼다”며 “참가비를 전액 환불하라”고 요구했으며, 경찰조사를 받은 주최측은 참가비를 환불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경찰에서 풀려났다.

(주)KDK는 당초 128개팀 참가를 예상했다가 신종 인플루엔자로 참가팀이 줄면서 급한 마음에 학생 1인당 13만원의 참가비를 임의로 5만원, 9만원 등으로 제각각 받았다. 이렇게 받은 참가비가 3천5백만원이며 대회준비로 모두 쓰고 현재 400만원만 남은 상태다. 주최측이 대회직전 운동장 대여료 71만원도 지불하지 못한 실정에서 참가비 환불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어떻게 이런 업체에 대회 허가를 .. 광명시에 비난 쏟아져

한편 이 대회는 광명시가 광명소식지 등을 통해 유소년 축구대회와 영어캠프를 함께 진행하는 신개념 영어축구대회로 세계 최초, 최대규모라고 홍보하고, (주)KDK는 광명시를 등에 업고 참가자를 모집했기 때문에 광명시 역시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 권 모씨는 “광명시가 대대적으로 홍보해 공신력에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형편없는 업체에게 광명시가 대회를 허가해 줄 수 있었는지 어처구니가 없다”며 “아이가 기대하며 밤잠을 설치고 참가했는데 동심에 큰 상처를 준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광명시, 3억4천 지원요구 거절 .. 주최측 거짓말에 망신만 당해

광명시 체육-생활체육협의회 조상욱 수석부회장은 “광명시는 KDK측이 3억4천만원의 예산 지원을 요구했지만 거절했고, 체육회는 1회 대회이고 사기업에서 진행하는 것이라 공신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예산 지원없이 첫 대회를 개최하도록 하고, 축구대회와 영어캠프를 함께 한다는 취지가 좋아 후원으로 한 것”이라며 "준비과정에서 주최측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시설 대여 역시 유료로 이루어졌다"고 해명했다.

또한 조상욱 수석부회장은 “KDK측이 보조금 지원도 하지 않은 광명시 체육-생활체육협의회가 주최, 주관도 아니면서 내용적인 부분에 참견하지 말라고 해 충돌하기도 했다"며 "준비상황을 체크하면 잘 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대회가 엉망이 될 줄 모르고 망신만 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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