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종덕 민주평통 광명시협의회장

"나는 이론적인 것은 모르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야. 다만 통일에 있어서 여야, 좌우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와 믿음으로 화합해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우리 국민들 중에 통일을 지향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하물며 한 가족끼리 좌우 논쟁이 왜 필요하겠나...”

그는 특유의 솔직함으로 이렇게 화두를 던진다. 스스로를 놀기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술 마시기 좋아하는 ‘한량’이라며 어느 조직에 소속되는 것을 늘 고사하던 그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광명시협의회장직을 수락했다는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지역사회는 여야, 좌우를 떠나 화합의 장으로 통일시대를 만들어갈 사람으로 그를 원했고, 그 역시 남은 열정을 지역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이었다.

통일시대는 다가오고 있고, 그의 말처럼 ‘통일’이라는 것은 이제 이론과 사상적 논쟁이 아닌 평범한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다. 제14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광명시협의회 박종덕 신임회장은 무엇을 구상하고 있을까.

경색된 남북관계는 정부간 소통의 장애 때문

박종덕 회장은 머지 않아 맞이하게 될 통일시대를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가장 먼저 남북 경제협력강화를 꼽았다.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한 개성공단 사태는 소통의 장애 때문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현한다. “여야 정치인들을 지리산에 데려다 놓고,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내려오지 못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국민적 대의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치권에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통일시대, 남북 경제적 불균형 해소가 우선

그러나 그는 북한에 무작정 퍼주기식 지원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독과 서독이 통일 후 경제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양쪽 모두 힘들었던 상황을 예로 들면서 독일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남북간 경제적 불균형 해소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무조건적인 대북 지원은 회의적입니다. 서로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남북 경제협력은 남한이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자생력을 가지고 살아갈 기반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그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남북한 경제적인 불균형을 바로 잡는 것이야말로 통일 후 상호 이질감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우리 후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우리 세대의 과제입니다.” 그는 남북이 한 가족이므로, 같이 잘 살아야 한다는 평범한 이치를 이야기한다. 그러니 좌파니 우파니 하는 논쟁이야말로 소모적이고 쓸데없는 짓이라고 말한다.

탈북자의 사회적응 프로그램 마련해야

박종덕 회장은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제도와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경제난으로 탈북자들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정착금 외에 이들을 위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탈북자들이 정작 힘들어하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도 그 원인이겠지만 그보다 대화할 친구가 없다는 것을 꼽습니다. 친구가 되고 싶지만 어떻게 북한에서 넘어오게 됐냐는 호기심 어린 질문과 시선이 탈북자들에게 이질감을 더 심어주고 있습니다.”

그는 탈북자라고 하면 마치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처럼 취급하는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이 탈북자들의 사회적응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탈북자들을 우리 사회 평범한 구성원으로 인식할 때 통일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라 믿는다.

생색내기 이벤트 아닌 생활 속 통일운동

생색내기 위한 거창한 통일 이벤트보다 광명이라는 작은 지자체에서부터 이런 사회적 의식을 확산해 가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 박종덕 회장은 후손들에게 더 이상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분단국가를 물려주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남한과 북한이 한 형제라는 국민적 인식이 무르익고 있는 이 시점에서 평통이 민간통일전령사로서 모든 사람들이 통일에 참여할 수 있게끔 탄탄한 밑거름이 되도록 하는 일, 박종덕 회장이 평통을 이끌어가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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