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대주민들, "시장과 의장이 주공 앞잡이 노릇"..구름산터널 안돼

이효선 시장이 가리대마을 도로확장과 구름산터널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려다 오히려 주민들과 막말싸움을 하며 기름에 물은 부은 꼴이 됐다.

                      ▲ 가리대주민들이 '근조'를       새긴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하고 있다.
▲ 가리대주민들이 '근조'를 새긴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하고 있다.

주민대책위원회 주민 200여명은 19일 오전 10시 가리대마을회관에서 집결, 광명보건소까지 거리행진을 한 후 광명시청 정문 앞에 도착해 농성을 벌이며, 이효선 시장의 면담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광명시와 주택공사가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도로확장공사와 구름산터널을 밀어부치는 밀실행정을 원천무효화하라”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도로확장공사로 인해 도로가 마을보다 1미터 높아지고, 3.5미터의 방음벽을 설치하면서 가리대마을을 교도소처럼 만들고 있으며 공사를 하면서 인도를 만들지 않아 주민들이 위험에 방치되어 있다”며 “환경파괴와 안전대책없는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는 입장이다.

                      ▲ 주민들이 가리대삼거리에서       광명보건소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시위하고 있다. 주민들은 주공에서 공사를 하면서 인도조차 없어졌다며 안전대책없는 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 주민들이 가리대삼거리에서 광명보건소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시위하고 있다. 주민들은 주공에서 공사를 하면서 인도조차 없어졌다며 안전대책없는 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시위대가 시청 정문에 도착하자, 광명시는 즉시 주민대표 10여명이 시장실에서 면담키로 계획을 세웠으나, 이효선 시장은 직접 나서서 시청 대회의실에 주민 모두를 불러들여 질문을 받았다.

                      ▲ 가리대주민들이 광명시청 정문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 가리대주민들이 광명시청 정문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2001년 대규모집단취락지구로 그린벨트가 해제됐지만 아직 마을의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고, 방음벽을 설치하면서 가리대마을은 두동강이 날 위기에 처해 있다”며 “광명시와 주공이 가리대주민들의 동의없이 밀실행정으로 밀어부치는 것에 반대하며,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나는 지금도 가리대마을이 환지방식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원해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현행법까지 개정하면서까지 주민을 위해 일했다”며 “도로확장공사를 한다는 것을 주민들은 이미 알고 있었고, 지금까지 주차장으로 넓어진 도로를 잘 쓰면서 대규모취락지구 해제 이후 아무런 행동도 안하다가 원하는 보상이 안나오니까 이런 식으로 시위를 하는 것은 양심이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시장은 “구름산 터널공사에 대해 동 방문 때에도 말했고, 도의원 시절 의정보고서를 각 가정에 돌렸는데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도로 5미터 넓혀 마을이 두동강 난다고 무작정 시위하는 것은 억지이며, 내년에 표를 찍든 말든 맘대로 하라”며 주민들을 자극했다.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해 김주남 대책위원장은 “광명시가 주민들에게 주민공람이나 설명회를 한 적이 있냐”고 반문하면서 “시장이 그렇게 잘 알고 있으며 도로가 마을보다 높아지고 방음벽이 생겨 가리대마을이 교도소처럼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겠다”고 반박했다.

                      ▲ 김주남     대책위원장
▲ 김주남 대책위원장
김 위원장은 이어 주민들을 향해 “이렇게 시장과 의장이 잘났으니 더 이상 대화가 필요없다”며 “광명시에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하지 말고, 주민들 스스로 대비해야 하니 모두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은 격분한 상태로 “이효선 시장은 사퇴하라”고 외치며 시청 대회의실을 나갔고, 이 시장이 당황해 주민들에게 더 말을 들으라고 하면서 화가 난 일부 주민들과 막말과 몸싸움이 오가며 사태가 더욱 커졌다. 이효선 시장은 “당신, 왜 반말해?”, "네가 뭔데 욕을 해?"라며 주민들에게 소리쳤고, 주민들은 “당신이라니. 나도 광명시민이야”라는 식으로 30여분 밀고 밀치는 싸움이 이어졌으며 감정이 격해진 이 시장은 만류하는 공무원과 경찰을 뿌리치고 시위에 참가한 주민들에게 돌진하기도 했다.

                            ▲ 흥분한 이효선 시장이 공무원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있다.
▲ 흥분한 이효선 시장이 공무원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있다.
주민들의 흥분은 이 시장을 공무원들이 억지로 시청 안으로 들여보내고 현관문을 잠근 후에도 가라앉지 않았다. 주민들이 잠긴 시청 현관문을 열려고 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계단에 넘어졌으나 큰 부상은 없었으며, 심중식 시의장이 마이크를 잡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가 형식적인 답변을 하려면 말하지 말라며 마이크를 빼앗기기도 했다. 또한, 정수동 건설교통국장은 시위에 참가한 강희원 전 시의원이 신발을 던져 이마에 맞기도 했다.

                            ▲ 시청 공무원들이 현관문을 걸어잠그자 이에       진입하려는 주민들이 경찰, 공무원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 시위에 참가한             강희원 전 시의원이 시위를 막으려는 공무원들에게 신발을 던지고 있다.
▲ 시청 공무원들이 현관문을 걸어잠그자 이에 진입하려는 주민들이 경찰, 공무원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 시위에 참가한 강희원 전 시의원이 시위를 막으려는 공무원들에게 신발을 던지고 있다.
대책위는 오후 12시 40분경 자진해산했으며, 향후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대책위는 "광명시에 더 기대할 것이 없으며, 주민을 생각하지 않고, 주공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이효선 시장과 심중식 의장은 사퇴해야 한다"며 "주민동의 없는 개발은 절대 안된다"는 강경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주민들에게 감정적으로 대응한 이효선 시장의 경솔한 행동이 혹을 떼려다 오히려 혹을 더 붙인 셈이 됐다.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