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열풍을 조장할 때가 아니라 지역을 고민할 때

민선4기 이효선 시장의 임기가 1년 반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시장으로서의 그의 정책적 능력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그다지 후하지 않다. 취임하자마자 호남비하로 시장으로서의 자질론이 대두되어 사퇴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고, 최근 시 금고 선정과정에서 뇌물수수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취임 내내 구설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광명시의 1년이 과거 10년과 맞먹을 정도로 중요한 이 시기에 리더가 정책결정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보다 구설수를 해명하는데 정신을 팔다보니 철밥통 공무원 조직은 당연히 시간만 때우며 된다는 식으로 기강이 해이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효선 시장의 레임덕은 취임 초기부터 찾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지역사회에서는 벌써 시장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족히 3~40명에 달하는 지역인사들이 너도나도 차기 지방선거에서 시장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다. 시장으로 출마하려는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현 시장보다 못하겠냐?”는 말이다. 지역에서 생활정치에 참여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상황이 이쯤되면 알맹이 없는 쭉정이들의 잔치로 전락되지 않을까 염려를 떨쳐 버릴 수가 없다.

나라의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성패가 달라진다. 아주 작게 보면 한 기업에서 CEO의 능력과 마인드는 기업의 흥망을 좌우한다. 자치시대를 맞아 요즘처럼 각 지자체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시장의 능력은 지역사회의 흥망을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현 시장보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위 ‘이효선 효과’에 무임승차해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이들이 진정 지역을 책임지고 이끌어 갈 그릇인지 의심스럽다. 이런 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지역은 병들고, 책임지기 싫어하는 조악한 동네로 전락한다. 지금은 너도나도 출마하겠다고 설치며 선거열풍을 조장할 때가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 어떤 정책적 대안과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 그리고 자신이 그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진중하고, 겸허하게 준비해야 할 시기다.

정당공천제하에서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광명시장을 거쳤던 현 국회의원들의 역할과 책임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윗선에 줄서고, 말 잘 들을 것 같은 이들을 공천하는 기존의 관행을 깨고, 지역을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능력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검증하는 시스템을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더 이상 자리욕심에 준비없이 선거판에 뛰어드는 정치인을 광명시민들은 용납하지 않는다. 이런 이들을 공천한 사람에 대해서도 광명시민들은 냉혹하게 심판할 것이다. 광명시민들이 광명에서 좋은 정치인을 만나고 싶은 희망과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이효선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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