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스틸컷
‘살인자의 기억법’ 스틸컷

[광명지역신문=이서진 기자] 티브이를 통해 영화를 시청 중인 많은 이들 사이에서 ‘살인자의 기억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장르 영화의 귀재 원신연 감독이 4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와 만든 작품이다. 한국 범죄 스릴러 장르의 새로운 장을 연 영화 <세븐 데이즈>에 이어 한국형 액션 쾌감을 선사한 영화 <용의자>까지 스릴러와 액션 장르에서 탁월한 감각을 선보여 왔고, 장르 영화의 전형적인 틀을 깨는 감각적인 연출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던 그가 또 한번 범죄 스릴러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다.
 
원신연 감독은 ‘살인자의 기억법’에 대해 “소설과 가장 가까우면서 먼 영화가 될 것”이라 자신한 바 있다. 그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원작의 큰 틀은 유지하되 영화라는 매체에 맞는 장르적인 변신을 과감히 시도했다. 먼저 ‘병수’의 캐릭터 설정을 달리했다. 살인범 ‘병수’ 캐릭터의 1인칭 시점으로 2시간 가까이 관객들을 끌고 가야 하는 만큼, 주인공의 상황과 감정에 관객을 더욱 몰입시키기 위해 영화 속 ‘병수’가 죽어 마땅한 세상의 쓰레기들을 청소하기 위해 살인을 한다는 납득 가능한 이유를 부여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살인자의 기억법’ 인물 구성에 다양한 변주를 두고자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는 ‘병수’의 오랜 친구 ‘병만’ 캐릭터를 추가해 예상치 못한 긴장감과 웃음까지 선사한다. 원신연 감독의 영화화 작업은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물론 상상을 뛰어 넘는 서스펜스까지 경험하게 만들었다는 평을 얻었다. 
 
더불어 그는 캐릭터의 감정을 증폭시키기 위한 리얼리티 구축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그는 ‘살인자의 기억법’이 기억에 관한 영화이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 현실과 망상을 오가는 병수의 혼란스러운 감정에 방점을 잘 찍는 것이야말로 이 영화만의 묘미를 살리는 길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시나리오 단계에서 신경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영화가 묘사하는 알츠하이머의 증상에 디테일과 정확성을 보강했다. 뿐만 아니라 평소 CG를 선호하지 않는 그였던 만큼 영화 속 중요 장면인 병수의 기억 속 살인 몽타주를 모두 실제에 가깝게 구현했다. ‘병수’가 알츠하이머에 걸리는 결정적 계기가 되는 과거 차량 전복 사고 씬 역시 360도 회전하는 카메라를 직접 제작 후 원 씬 원 컷으로 촬영해CG 없이 사실감 있게 탄생시켰다. 

이 장면은 현실과 망상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병수’가 과거 살인의 기억을 더듬는 회상 씬마다 등장해 관객들과 두뇌 게임을 하는 듯한 재미와 긴장감을 선사해 원신연 감독이 만들면 역시 다르다는 평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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