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시공사, 승인고시 3일만에 변경 신청...선하지 주민들 반발 거세

[광명지역신문=장성윤 기자] 경기도시공사가 ‘광명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 사업구역을 느닷없이 변경하면서 해당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당초 계획에서 빠졌던 선하지(송전선로 아래 토지)가 갑자기 포함돼 이곳 주민들이 대책을 마련할 여유없이 토지를 수용당할 처지가 된 셈인데 "정부정책이니 협조해달라"는 경기도시공사 관계자의 발언이 가뜩이나 화가 난 주민들을 자극한 꼴이 됐다.

							도시첨단산업단지 기정구역과 변경구역. 녹색부분이 변경계획에 포함된 '선하지'
도시첨단산업단지 기정구역과 변경구역. 녹색부분이 변경계획에 포함된 '선하지'

이로 인해 22일 학온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광명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 합동설명회’는 주민들이 "설명 들을 필요없다"며 대거 퇴장해 아수라장이 됐다.

경기도시공사는 4월 30일 경기도에서 승인 고시된 산업단지계획에 대해 불과 3일 만인 지난 5월 3일 계획 변경 승인을 신청하고, 현재 주민공람(5월 9일~5월 29일)을 실시하는 상황.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송전선로 선하지 토지를 주민들이 포함시켜달라 했고, 최초 계획이 산업단지 면적도 작고, 주거계획도 옹색한 부분이 많다는 경기도의회, 광명시의회의 의견을 반영했다”며 “그러던 중 정부가 수도권 30만호 주택공급정책을 발표했고, 국토교통부도 정부정책에 기여해달라고 해서 부득이 산단계획을 변경하고 주거단지를 확장했다. 국가 주택보급정책이니 주민들도 적극 협조해달라”고 해명했다.

							22일 도시첨단산업단지 합동설명회에서 주민들이 경기도시공사에 항의하며 설명회 도중 퇴장하고 있다.
22일 도시첨단산업단지 합동설명회에서 주민들이 경기도시공사에 항의하며 설명회 도중 퇴장하고 있다.

경기도시공사의 답변에 시흥시 목감동 주민 한창훈 씨는 “선하지 주민들은 사업구역에서 제외돼 좋아했는데, 누구 의견 들은거냐”며 “처음부터 포함했으면 농사지을 땅이라도 알아봤을텐데 주변 땅값 다 올라서 갈 곳 없는데 나라가 하는 일이니까 그냥 땅 내놓으라는 거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오늘 설명회 한다는 우편물 어제 받았고, 아직 못 받은 집들도 많다”며 “요식행위 하지 말라”고 고함을 질렀다.

광명시 가학동의 한 주민은 “주민들이 살 수 있는 대책부터 선행돼야지 느닷없이 국가정책이니 협조해달라고만 하는 게 타당하냐”며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밟아 부당함을 해소하고 차근차근 해결하라"고 질타했다.

이에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법적 절차는 다 이행했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공람공고를 신문에 게재하고 안내문도 보냈는데 사고에 의해 일부 우편물이 전달되지 않은 부분은 죄송하다”며 “크게 봤을 때 쾌적한 주거환경과 산업단지를 마련하려는 것이고 2016년 광명시장, 시흥시장, 경기도시공사 사장이 합의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첨단산업단지 합동설명회가 22일 학온동 주민센터에서 개최됐지만 주민들이 일방적인 계획변경에 반발하며 설명회 도중 퇴장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도시첨단산업단지 합동설명회가 22일 학온동 주민센터에서 개최됐지만 주민들이 일방적인 계획변경에 반발하며 설명회 도중 퇴장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한편 도시첨단산업단지는 경기도시공사가 453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광명시 가학동, 시흥시 논곡동 일원 49만3745㎡ 부지에 조성하는 산업단지로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도시공사는 6월 초 광명시 가학동 530번지에 ‘광명시흥 보상사업소’를 개소하고 올 하반기부터 보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정부 정책이니 협조하라는 경기도시공사의 일방통행에 주민들의 사업계획 전면재검토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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