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변영진 광명시청소년상담실 전임상담원

요즘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적응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숫자가 늘어가고 있다.

따라서 개인상담을 신청하거나 적응문제에 대한 문제해결을 위한 전화상담이 예년에 비해 5배 정도 증가하였으며, 교사들의 학생문제에 대한 문의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상담실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상담원 2명, 인턴상담원1명 -각 상담원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3~4명)이 있는데,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내담자들의 대기 시기 또한 늘어나고 있어서 최소 3~4개월을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내담자가 문제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라 장기적인 대기일수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이 주로 호소하는 문제는 가족, 성적, 성격, 친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성격적인 요소나 가족환경으로 인한 양육부재로 대인관계에서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다. 여러 문제의 결과가 대인관계의 문제로 나타나는 것은 대인관계라는 것이 개인의 성향과 여러 환경적인 요소가 결합된 통합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문제들이 해가 바뀔수록 증가하는 것일까? 이런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거론되는 것이 부모와 자녀의 관계 혹은 양육태도이다. 물론 전적으로 부모의 탓으로만 돌리기엔 무리수가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부모의 부재는 약한 자녀를 낳는데 일조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상담실에 방문하는 내담자들의 대부분이 부모가 있지만 경제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어떻게 양육해야 되는지 몰라서 아이를 방치하는 지도 모른채 내버려두다가 문제가 크게 발생했을 때 상담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부모들은 자녀가 집에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학교에 새로 진학을 하게 되면서 담임교사의 보고를 통해서 자녀에게 문제가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주의깊은 배려와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론 부모가 자녀에게 관심이 없을 수 없지만 자녀에게 부담되지 않고, 필요한 만큼의 관심을 적절히 주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먹을 것, 입을 것 부족함 없이 해주는데 내 아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것은 양적인 것에만 치중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양육에 있어서 질적인 면을 강조를 하는데 경제적인 충족이 부족하더라도 부모의 사랑과 애정을 받고 있다고 자녀가 인식하는 경우라면 약간의 삐그덕이야 없을 수 없겠지만 크게 엇나가는 경우는 드물지 싶다.

광명시청소년상담실에서 짧게나마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자녀의 문제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접하는 사회가 바로 가족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곳에서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대인관계는 두 번째로 접하는 학교라는 사회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상담실에 문제를 일으킨 자녀가 변화하기 위해서 방문을 하지만 가족이 함께 변화하지 않는다면 자녀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부모가 어떻게 해야 자녀가 바른 길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가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문제이다. 부모는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자녀에게 본보기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사랑과 애정을 담고 깊은 배려와 관심으로 자녀에게 맞는 양육해야 할 것이다. 때로는 부모만의 욕구로 양육되는 경우에 자녀에게는 강요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관계에 있어 지켜야 할 약속을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절대적인 지침이라기보다는 조금만 생각을 기울인다면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것들이다. 이것만 절대적으로 지킨다고 해서 부모와 자녀관계가 좋아진다라는 것보다는 이것을 바탕으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노력해서 이루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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