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미영     사무국장
▲ 정미영 사무국장
매년 3월이면 학부모들은 더욱 바빠집니다. 새 학년이 시작되고, 아이들의 설렘과 호기심이 깊어질수록, 엄마들의 걱정은 늘어만갑니다. 저도 어김없이 학부모총회에 참석했습니다.

엄마들의 걱정은 한결같고, 소박하고, 심각합니다. 엄마들이 학년을 가리지 않고 저를 보면 물어봅니다. 평준화 어떻게 되는거예요?

고교평준화학부모연대를 만들었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한 저에게 묻는 엄마들을 보면 나는 갑자기 미안해집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혹은 빚을 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조금 억울하기도 합니다. 너무 바빴고, 내가 무슨 힘이 있어서, 혹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었느냐고, 그리고 당신들도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니었냐고...좀 따지고도 싶습니다.

하지만 그냥 웃습니다.
제가 처음 광명에 왔을 때 저 또한 많은 분들에게 물었습니다. 대한민국에 고교평준화가 도입된 지 30년이 넘었는데 이 지역사람들 모두 뭐했냐고? 그때 많은 분들이 아마 저와 같은 심정이었을테지만 그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고교평준화학부모연대는 중학교 2학년 학부모들 10여명이 중심이 되어서 시작되었습니다.지금 그 아이들은 중3이 되었습니다. 그 아이들 중 4명이 평준화 지역으로 이사를 갔고, 한명은 이사를 계획 중입니다.

저는 우리 아파트의 동대표회장이기 때문에 관리사무실에 자주 갑니다. 이사를 갈 때 입주민들은 관리사무실에 들러 관리비 정산을 합니다. 이사를 가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여기 아파트 너무 좋은데 교육 때문에 이사를 간다고 하십니다.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너무나 동감을 하고 안타깝습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정치인들 만나기가 너무 쉽습니다. 학교에 가도, 지역행사에 가도 항상 국회의원 후보들이 인사를 합니다. 익숙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한 그들은 모두 악수를 청합니다.

광명의 정치인 여러분께 묻고자 합니다.
정치인 여러분께서 말씀하시는 교육 부분은 마치 응급환자가 왔는데 수술도구를 손에 들기는커녕 환자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엉뚱한 설명이나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광명의 교육 현실은 마치 응급환자와 같다고 감히 얘기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교육이 완벽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습니다. 그 비틀거리는 대한민국 교육현실 속에서 평준화제도만 비교적 완전하게 유지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현체제와도 동떨어진 비평준화라는 모순의 극치를 광명의 교육이 안고 있습니다.

정치인 여러분!
저는 그저 평범한 학부모입니다. 다른 엄마들과 똑같이 광명의 비평준화가 불만인 그저 한사람의 시민일 뿐입니다. 저는 시민단체에 속하지도, 그 어떤 정당에 속하지도 않은 시민입니다. 왜 우리 엄마들이, 광명에 살고 싶은데 교육 때문에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만을 가진 엄마들이 저에게 평준화에 대해 묻게 만드십니까?

저에게 너무 힘든 일이 과연 정치인 여러분에게도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대한민국 대부분이 유지하고 있는 고교평준화제도가 광명에서만 안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요? 광명시민들이 가장 불만을 가진 교육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도대체 광명에서 무슨 정치를 하시겠다는 건가요?

지역구민이 의원 사무실을 찾아올 때는 세상의 마지막 해결수단을 찾으러 오는 거라고 합니다. 여기저기 찾아다니고, 법조차도 해결해주지 못할 때 결국 정치인을 찾습니다.

바로 이러한 심정으로 이 지면을 통해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광명의 교육문제 어떻게 해결 하실 겁니까?
아니, 평준화를 바라는 우리 광명시민들의 바람을 어떻게 들어주실겁니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힘들다면 평준화를 바라는 시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실거냐고 묻겠습니다.

제 질문은 결코 저 한사람의 질문이 아닙니다.
공문을 보내고, 선관위에 알리고, 각 후보 사무실에 전화하고, 조직을 만들고, 단체 이름으로 찾아가서 답변을 듣고 이러한 형식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정치인 여러분들께서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는 시민의 자격으로 이 자리에서 드리는 공개질의에 답변을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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