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으로 똘똘 뭉친 광남중학교 핸드볼부

                      ▲2008년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광남중 핸드볼부
▲2008년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광남중 핸드볼부
앞으로 ‘우리 생애의 최고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있다. 난방시설조차 갖추지 않은 체육관에서 반팔과 반바지의 운동복을 입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광남중학교 핸드볼부가 그들이다.

광남중 핸드볼부는 18년째로 접어들었지만 의외로 존재를 아는 이들은 드물다. 비인기 종목이라 주위의 반대나 무관심으로 인해 부원들은 중도에 핸드볼을 그만두어야 하는 위기도 잦다.

그러나 선수들의 열정만으로도 광남중 체육관의 코트는 달아오른다. 광남중 핸드볼부는 최근 개봉한 ‘우생순’(우리생애최고의순간)의 배우진들의 기술지도를 담당하기도 했다. 당시 핸드볼부 체육관에는 배우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일반학생들을 말리느라 땀을 빼기도 했단다.

현재 광남중 핸드볼 부원은 모두 8명. 3학년 김영환 군은 꾸준히 코트를 지켜온 주장이다. 힘들고 지칠 때 어려움을 함께 나눌 동기가 없어 아쉬웠지만,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 생각에 눈빛에는 벌써 결연함이 깃들어 있다.

꽃미남 외모를 자랑하는 2학년생 허진범, 허진만 쌍둥이 형제는 오직 핸드볼을 하겠다는 열정만으로 인천에서 광명까지 등, 하교하는 팀의 마스코트이다. 쌍둥이 형제는 “여자친구들이 핸드볼에 할애하는 시간을 이해해주지 못해 난처할 때가 많다”면서 배부른 이야기를 한다.

                      ▲김용길 광남중학교장은       핸드볼부에 대한 남다른 애착으로 해체 위기에 처한 광남중 핸드볼부를 안정궤도에     올려놨다.
▲김용길 광남중학교장은 핸드볼부에 대한 남다른 애착으로 해체 위기에 처한 광남중 핸드볼부를 안정궤도에 올려놨다.
이수현 군은 초등학생 때 담임선생님에게 꾸중을 들으면서 “넌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라는 질문에 “핸드볼 선수가 되겠다”는 대답으로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핸드볼에 빠져 살고 있다. 나머지 부원인 김수환 군, 최종민 군, 백준우 군, 이대혁 군 역시 광남초교에서 핸드볼을 시작해 지금까지 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스포츠맨들이다. 이들은 책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짜릿함과 드라마틱함에 반해 핸드볼 국가대표를 꿈꾸며 땀흘린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김오연 코치는 광남중 핸드볼부를 졸업한 광명시 토박이다. 김 코치는 고향에서 후배들을 최고의 선수로 만드는 것이 소망이다.

광남중 체육교사인 장재원 감독은 핸드볼이나 광명시와도 인연이 없었지만 초임으로 광남중에 배치되어 핸드볼부 감독을 맡으면서, 이제는 핸드볼부에 손을 놓을 수 없을만큼 애정이 들었다.

불과 3년전까지만 해도 핸드볼을 그만두게 하려던 학부모를 설득하기 위해 장 감독은 연습이 끝나고 따로 공부방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쳤고, 김 코치는 매일 새벽 선수들에게 직접 밥을 해 먹이며 팀을 이끌었다. 팀이 95년 이후 10여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내 해체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런 위기가 기회로 전환된 것은 작년 김용길 교장이 부임하면서 부터다. 김 교장은 광명토박이인데다 아이들과 감독, 코치가 안정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결국 작년 제4회 태백산기 전국대회에서 광남중 핸드볼부는 3위를 거뒀다.

선수들은 경기에 사용할 공이나 왁스를 필요한만큼 쓰고 싶고 일반인이 즐길 수 있는 핸드볼 구장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김용길 교장은 “광남중 핸드볼부 출신 학생들이 광명시에서 갈 수 있는 고등학교가 없고 핸드볼 협회도 없다”며 “능력있는 체육인재들이 광명에서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광남중 핸드볼부는 창단초기부터 95년도까지 전국 1,2위를 다투던 유수의 팀이었다.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광남중 핸드볼부. 광남중 핸드볼부는 열정만으로도 주목받을만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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