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쉼터, 우석이용원

                      ▲ 광명2동에 자리하고 있는       '우석이용원'
▲ 광명2동에 자리하고 있는 '우석이용원'
이름만으로도 아련해지는 곳이 있다. '이발소'가 그 중 하나이다. 이발소의 상징과도 같은 청색백색홍색의 회전기둥과 르네상스 시대의 명화를 복제한 그림들, 하얀 가운을 입은 이발사의 모습을 보고 나면 괜히 아스라한 추억이라도 떠오를 듯한 기분에 휩싸인다.

광명2동에 위치한 우석이용원도 그 중 하나이다. 90년도에 생긴 이 곳은 15살 때 처음 가위를 잡고 한번도 놓은 적이 없는 최정수 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어렸을 때부터 놀기 좋아했다는 그는 무작정 고향인 전북 고창을 떠나 서울로 상경하여 이발기술을 배웠다.

                      ▲ 요즘엔 하얀 가운 대신에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이발을 한다.
▲ 요즘엔 하얀 가운 대신에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이발을 한다.
추억의 장소라고는 하지만, 요즘의 미용문화로 인해 손님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제 이 곳을 찾는 이들은 오래도록 계속 다녀온 단골손님들이 대부분이다.

소공동이나 퇴계로에서 가게를 운영하기도 했던 젊은 시절에는 한참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한다. 젊었을 때에는 친구들과 함께 유니폼을 맞추고 축구회도 조직하고, 복싱도 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불운의 사고로 인해 서울살이를 정리하고 광명시에 새터를 잡아야했다고 한단다.

요즘 이발문화가 시대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젊고 새로운 손님들은 미용실로 간다고 말한다. 그래도 최정수 씨는 아직도 나이든 분들은 이발소의 편안한 서비스를 잊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편안히 앉아 면도도 하고 구두도 닦아주고, 팩 맛사지를 받다보면 생활의 찌든 스트레스가 말끔히 가신다는 것이다.

                      ▲ 벌이가 괜찮던 시절에는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기도 했다.
▲ 벌이가 괜찮던 시절에는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기도 했다.

그는 점점 벌이가 시원치 않아 걱정이다. 이제 한참 자라고 있는 네 명의 아이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래도 그는 자신이 광명시의 이발사 중 젊은 축에 속한다고 말한다. 아직도 광명시 구석구석에 광명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가위를 잡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우석이용원은 홈페이지(www.woosukhair.co.kr)도 갖추고 있다.

넥타이까지 맨 깔끔한 정장차림으로 손님을 맞는 최정수 씨. 손님들은 이미 이발사와 오랜 친구다. 서로의 근황을 이야기하며 편안히 몸을 맡긴다. 분주한 일상을 벗어나 추억의 한 켠을 떠올리고 싶을 때, 우석이용원을 찾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젊은 시절, 친구들과 함께       '영원한 친구'라는 뜻의 영우라는 축구회도 조직했다. 가장 왼쪽이 20대 초반의 최정수 씨.
▲ 젊은 시절, 친구들과 함께 '영원한 친구'라는 뜻의 영우라는 축구회도 조직했다. 가장 왼쪽이 20대 초반의 최정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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