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상한제는 시늉만 ‥ VIP룸-무인발매기 웬말?

                      ▲ 경륜운영본부가 매출액 증대를       위해 VIP실과 무인발매기 등을 운영하면서 사행심을 조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광명경륜돔.
▲ 경륜운영본부가 매출액 증대를 위해 VIP실과 무인발매기 등을 운영하면서 사행심을 조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광명경륜돔.
경륜이 건전한 레저스포츠라고 주장해 온 경륜운영본부가 문화관광부의 베팅상한액 규정을 위반하고 돈벌이를 위해 사행심을 조장하고 있어 이에 대한 법적 규제가 시급하다. 경륜 매출액은 1조 3천억원. 바다이야기 등 사설도박장이 철퇴를 맞은 후 점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륜의 베팅상한액은 경주당 10만원. 그러나 이를 초과하더라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경륜운영본부는 무인발매기까지 설치해 구매자들이 원하는 만큼 무제한 경주권을 구매하는 것을 조장하고 있어 베팅상한제준수 의지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 무인발매기에서 경주권을       구매하는 사람들. 한 사람이 베팅액 10마원을 초과해 수차례 경주권을 구매해도 제지하는 직원은 없다.
▲ 무인발매기에서 경주권을 구매하는 사람들. 한 사람이 베팅액 10마원을 초과해 수차례 경주권을 구매해도 제지하는 직원은 없다.
경륜운영본부가 설치한 무인발매기는 광명경륜돔에 43대를 포함해 15개 장외지점에서 총 174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구매차단기능이 없어 무제한 베팅이 가능하다. 광명경륜돔 고객인 G모씨는 “베팅한도액이 지켜지는 일은 거의 없다”며 “한 사람이 10만원짜리 수백개를 사더라도 문제될 게 없다”고 전했다.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손봉숙 국회의원은 “베팅상한액이 있어 사설 불법도박장과는 다르다고 항변하는 경륜운영본부가 지나친 이윤추구로 국민들을 도박 중독자로 만들고 있다”며 “개인ID카드 도입 등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륜운영본부는 베팅상한제 위반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무인발매기의 경우 기술적, 원천적으로 상한액까지만 베팅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부터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륜운영본부가 내년부터 상용화하겠다는 시스템은 발매기에 넣은 구매표가 다시 배출되지 않게 해 연발매를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 그러나 구매자들은 “구매표를 여러 장 작성하면 되는데 그게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베팅상한제를 지킨다는 시늉만 하겠다는 의도 아니냐”고 실효성이 없다고 말한다.

경륜운영본부 관계자는 “베팅상한액이 지침일 뿐이고 경륜 고객들이 신분 노출을 꺼리는 성향이 많아 실명제는 곤란하다”며 “원천적으로 봉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베팅상한제를 위반하는 발매원에 대해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퇴출하겠다는 암행감찰단 역시 형식적으로 운영돼 지금까지 보고된 적발 건수가 한 건도 없다. 경륜운영본부는 심지어 전직 발매원이 고액베팅을 해줬다는 증언을 해도 자체조사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문제를 덮어 왔다.

한편 광명경륜돔에서 운영되는 일명 ‘VIP실’이라 불리는 회원실이 도박중독자를 양산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손봉숙 의원측은 “전직 발매원들에게 조사한 결과 ‘VIP실’에서는 공공연히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고액 베팅이 이뤄지고 조직폭력배들이 상당수 이 곳을 이용하고 있으며 경륜본부에서는 고객유치를 위해 외상거래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경륜운영본부 관계자는 “경륜본부가 사채업자도 아니고 외상거래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베팅상한제를 준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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