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의원! 실망했어. 찬성하기로 했으면 찬성해야지, (박의원이) 반대해서 시설관리공단(조례안)이 부결됐잖아, 당장 시장님께서 의정비 올려주지 않으신대잖아. 박 의원은 시장한테 도움 요청할 게 없을 것 같아? 이제 도와 주겠어?”

김선식 광명시의회 의장이 박은정 시의원에게 던진 말입니다. 박 의원은 이를 의회 본회의장에서 신상발언으로 공개했습니다.

김 의장의 이 말 속에는 광명시의 총체적인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평소 대중 앞에서 했던 연설에 그다지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던 김 의장이 어떻게 이 짧은 말에 모든 것을 함축해 그토록 잘 표현했는지 그의 달라진 언변에 저는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김 의장에게 지방의회가 왜 필요한지 제가 중학교 사회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설명해주고 싶습니다. 광명시의회는 광명시민들을 대표해서 시 집행부를 감시, 견제해야 하는 기구라는 매우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이야기들 말입니다.

의정비는 의원들에게 주는 활동비와 월정수당입니다. 시민의 혈세로 지급되는 의정비를 마치 시장이 자신의 돈으로 의원들에게 용돈 주며 선심 쓰는 양 의정비를 올려주겠다, 내리겠다 말하는 것도 웃기지만 시의회 수장이라는 사람이 시장의 어처구니 없는 말에 대꾸도 못하면서 그 돈 몇 푼 올려 받겠다고 오히려 소신표결한 시의원을 질책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또한 김선식 의장이 의정활동 대신 숫자놀음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명명백백 드러납니다. 시설관리공단이 통과될 수 있도록 의원들 머릿 수를 세어 놓은 것입니다. 의장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시장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 많은가봅니다. 이런 연유로 시장의 하수인이자, 충성맨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시의원들에게도 그렇게 되길 강요합니다.

그러니 일개 공무원이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원에게 “시장이 계획한 것을 반대해서 좋을 것이 뭐가 있냐”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효선오빠를 찾아가라”는 식의 말을 내뱉는 것은 그리 놀라울 일은 아닙니다.

시의장의 부적절한 행위는 시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의 권위를 무너뜨립니다. 시민단체들은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의원제명까지 요구합니다. 자질 문제가 거론되고 주민소환 여론도 거세집니다.

김 의장은 이미 끝난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합니다. 시민들에게 사과할 일이 아니라는 말도 당당하게 덧붙입니다.

독자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쯤되면 막 가겠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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