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승원式 혁신인사, 집중된 권한 내려놓고 투명성 존중

[광명지역신문=장성윤 편집국장] 어느 지역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공무원에 대한 막강한 인사권을 틀어쥐고 있어 단체장의 눈 밖에 나면 한직으로 밀리거나 승진에서 탈락하는 현실에서 상향식 인사, 혁신 인사를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자치단체장이 자신에게 집중된 권력을 내려놓으려 하지도 않을뿐더러 조직에 변화를 주려 하면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직사회는 정체되고, ‘공무원’하면 철밥통, 복지부동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조직일수록 그만큼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셈이다. 이런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에 박승원 광명시장은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연공서열과 성별 등으로 차별받는 낡은 조직문화를 개혁하고 일하는 공직사회를 만들겠습니다” 민선7기 박승원 광명시장의 실험,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편집자註>

							박승원 광명시장 @사진=광명시청
박승원 광명시장 @사진=광명시청

◆민선7기 박승원號, 왜 공직사회 개혁을 외치나?

어떻게 해야 광명시 공직사회를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더 큰 광명을 만들 수 있을까.

민선7기 박승원號(호)는 그 해법으로 ‘공직사회 개혁’에 방점을 뒀다. 아부와 줄서기에 몰입하는 공무원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인정받는 상향식 인사제도를 과감히 도입했다. 이렇게 파격적인 인사가 가능했던 것은 박 시장이 솔선수범해 먼저 권력을 내려놓고,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존중했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이 시장에게 잘 보이려고 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을 위해 일했으면 합니다. 시장이 지시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하는 공무원이 사라지고, 능동적으로 일하는 공무원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일하려는 공무원이 오히려 조직에서 튄다고 비난받고 왕따를 당해서야 되겠습니까. 조직이 하향 평준화돼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공무원의 경쟁력이 도시경쟁력이고 자율적, 창조적인 공무원이 많아야 광명시민이 행복해집니다.” 박 시장은 이렇게 화두를 던진다.

							박승원 광명시장 @사진=광명시청
박승원 광명시장 @사진=광명시청

◆직위공모제 도입...유리천장-끼리끼리 문화 깬 파격인사

박 시장은 지난 1월 승진 58명을 포함해 4급 3명, 5급 45명, 6급 이하 205명 등 총 253명에 달하는 대규모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광명시 개청 이래 최초로 직위공모제를 도입해 총무과장, 정책개발팀장 등 11개 직위를 공개 모집했고, 신청자 중 과장 1명, 팀장 5명 등 6개 직위에 적격자를 선정했다. 전국 최초로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핵심직책인 총무과장과 총무팀장을 모두 여성공무원으로 임용해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6급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보직 신청을 맞아 맞춤형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동 행정복지센터장 근무경험이 없는 부서장들을 대거 동장으로 임명해 민원행정의 최일선에서 경험을 쌓도록 했다. 6급 이하 공무원 인사를 먼저 하면서 4,5급 공무원이 자신과 친한 사람을 부하직원으로 끌어가는 ‘끼리끼리 문화’도 타파하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낯설어하거나 설마 그렇게 할까 생각했던 공직자들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직위공모를 했는데 지원자가 없는 부서들도 있었고, 업무가 많은 부서를 기피하고 민원 없이 편하게 있는 보직을 신청하는 직원들이 많았습니다. 분명한 것은 일을 많이 한 사람, 힘들게 일하는 공직자는 우대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조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습니다.”

박 시장은 향후 인사에서 직위공모제를 대폭 확대하는 한편, 능력중심의 발탁과 연공서열의 조화를 통해 조직의 활력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방침이다.

◆공직자 스스로 조직진단...부서간 칸막이-업무 이기주의 타파해야

그는 공직자들이 스스로 잘못된 조직관행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취지에서 실시하는 6급 이하 공무원들의 원탁토론에서는 부서 간 칸막이, 상사의 일방적인 의사, 업무 이기주의, 비효율적인 업무방식 등을 타파하자는 의견들이 도출됐다.

모든 공무원들은 자신의 정책적 아이디어를 시장, 부시장, 국장 앞에서 정책을 브리핑할 수 있는 기회도 매주 1회 열려있다. 박 시장은 “자율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공무원들이 신바람 나게 근무할 수 있는 다양한 소통창구를 마련하겠다”고 말한다.

◆혁신에 예외없어...시간 걸려도 새로운 시스템 만들겠다!

그는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혁신한다면 새로운 인사 패러다임을 시스템화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사람이 바뀌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 상사에게 굽신거리지 않아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투명한 조직문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적극적이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공직사회를 꿈꾼다.

“관행을 깨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 혁신하지 않으면 혁신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혁신에는 누구든 예외가 없으니까요. 변화를 성장의 기회로 삼아 보다 나은 광명시가 될 수 있도록 1천여 공직자들과 함께 쉼 없이 뛰겠습니다.”

공직사회 변화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권한을 내려놓은 민선7기 박승원 시장의 시도는 무모한 도전일까, 아니면 광명의 역사를 바꾸는 턴 포인트일까. 그의 도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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