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안병식 광명문화원장

문화는 'culture'. 경작하다는 뜻에서 유래됐다. 쟁기질하고 농사짓고 생활하는 우리 삶의 기록이 바로 문화다. 지난 2월 23일 취임한 제7대 안병식 광명문화원장이 내린 문화의 정의다. ‘문화도시 광명’으로 가기 위해 문화원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안병식 문화원장을 만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장성윤 편집국장(장) 취임소감을 말씀해 주시죠.

안병식 광명문화원장(안) 문화의 중요성이 커지고 지역의 문화원장은 이제 형식적으로 앉아 있어서는 안 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기대와 욕심도 많지만 두렵기도 합니다. 신부나 스님이 되기 위해 출가하는 각오로 문화원장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문화원의 애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광명시의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가 ‘문화도시 광명’입니다만 문화에 투입되는 예산은 적고 문화발전을 위해 투자할 독지가도 별로 없는 실정입니다. 인건비와 사업비는 지원되지만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문화원 자체 회비 등으로 충당해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는 것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이런 이유 때문에 문화원에서 발간하는 책자와 같이 광명시에서 예산을 받고 문화원은 단순히 이름만 빌려주는 사업들 위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광명에서 예산부족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시의 지원만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스폰서를 영입한다거나 수익사업을 통해 자생력을 키우는 방법도 있을 텐데요?

광명문화원의 정관상 자체 수익사업이 가능합니다. 또한 장학재단을 장학문화재단으로만들어 문화 사업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일도 시급하다고 봅니다.

문화원장으로서 광명시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미국의 마피아가 왜 컸는지 아십니까? 뉴욕에 금주령이 내려졌는데 술을 안 먹을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마피아가 밀주를 만들어 폭리를 취하면서 이렇게 컸습니다.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끄집어 올리면 건전하게 발전하지만 억압하면 음성화 됩니다.
요즘 B-BOY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을 무조건 눌러서는 안됩니다. 철산상업지구 문화의 거리를 보면 젊은이들이 끼를 펼칠 문화공간이 없습니다. 아마추어 댄스팀 공연장을 조성하는 등 젊음을 발산하게 하고 아이들이 광명에 뿌리 내려 오래 머물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데 문화원이 한 몫을 담당하겠습니다.

그동안 문화원 외부인사가 문화원장으로 발탁된 경우는 없었습니다. 문화원 조직 내에 반발도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만.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일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기존에 문화원을 이끌어 오신 분들의 노고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무임승차할 생각은 없습니다. 기존 이사진들과 추가로 영입되는 이사진들과의 융합을 통해 이사회와 논의해 광명 문화 발전을 위한 사업들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문화원 조직개편도 생각하고 계십니까?

현재 이사가 15명 정도입니다. 앞으로 10여명의 이사를 더 영입할 생각입니다. 또한 시장, 국회의원, 지역의 정치인들 위주로 구성된 고문단 해촉에 대해 이사회에서 논의할 생각입니다. 문화가 정치적인 코드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됩니다. 정치인들 대신 지역의 원로들을 고문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문화는 정치적 코드가 아니라 뿌리이고 살아 있는 사람들의 뿌리가 없이 문화를 논할 수 없습니다.

광명시가 추진하고 있는 음악밸리 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천은 영화, 고양시는 꽃 박람회 등 각 지역별로 특화된 문화사업들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특색있는 아이템을 선정해 지역을 홍보하고 세수를 늘리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음악밸리사업에 대해 한마디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아직은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음악 뿐 아니라 ‘광명’이라는 지명을 반영하는 ‘빛’ 등을 접목시키는 등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올해 문화원의 사업계획은 무엇입니까.

구체적인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구상 중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올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문화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문화원 실무자들이 문화 전문가가 되고 문화원에서 하는 사업들이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화원에서 하고 있는 강좌들에 대해서도 많은 시민들이 질적인 면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화원에서 하는 강좌가 각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의 강의가 질적으로 나을 게 없다는 것이지요.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와 차별화해 강좌의 전문성과 수준을 높이겠습니다. 실무를 담당하는 문화원 사무국의 전문성을 높여 문화원 역량을 강화하겠습니다.

▶ 안병식 광명문화원장 약력

1947년생
초대 광명시의원(전)
광명시 약사회 회장(전)
국제로타리 3690지구 총재(전)
광명 테니스협회장(전)
모범약국 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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